김 후보는 당심에서 22.5%p라는 격차를 벌이며 한동훈 후보를 누르고 대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결과는 단순한 인물 경쟁이 아니라, 탄핵 이후 보수진영 내부의 권력 구조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탄핵 정서의 결정적 영향…“한동훈은 안 된다”는 당심
승부를 가른 건 ‘반탄핵 정서’로 재편된 보수 당원 민심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 파면 결정 이후, 당내 기반은 급속히 윤 전 대통령 중심에서 이탈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드러난 “국민의힘 지지층 내 91%의 탄핵 반대”라는 수치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 아니라 당 내부 기류의 대대적인 이동을 보여준다.
김 후보는 이 정서를 정확히 읽었다. 줄곧 탄핵 반대를 외치며 홍준표·나경원·유상범 등 당내 비주류이자 ‘탈윤’ 인사들과의 연대를 구축해갔고, 이는 곧 “한동훈으로는 총선을 넘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맞물리며 결정적인 결집 효과를 불러왔다.
‘한덕수 단일화’ 여론 선점…김문수의 전략적 계산
여기에 더해 김 후보는 ‘단일화’라는 정무적 카드도 선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덕수 전 총리를 대선주자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조직력 부족과 정당 기반 부재가 문제였다. 김 후보는 이 틈을 공략했다.
‘김덕수 연대’라는 비공식 이름으로 불린 이 연합은 단순히 정책협약 수준이 아니라, 보수 합리주의 세력과 반윤-반탄 세력 간의 전술적 결합이었다. 박수영 의원 등 과거 친한덕수계로 불린 인사들이 김문수 캠프로 합류하면서 이 시너지는 본격화됐고, 이는 곧 한동훈을 고립시키는 연합 전선으로 작동했다.
당심은 옮겨갔지만…‘단일화 성사’가 본선 최대 변수
김 후보의 승리는 곧바로 본선 경쟁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한덕수 전 총리가 여전히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고, 국민의힘은 “7일 정오까지 단일화 마무리”라는 데드라인을 설정해둔 상태다.
김 후보로서는 정치적 정당성뿐 아니라 실질적 대선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단일화가 필수다.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경선 승리의 여세는 곧 분열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성공 여부에 따라 ‘탄핵 이후 첫 대선’의 성격이 정해질 것이다. 보수는 다시 연대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분열로 이어질까. 그 대답은 7일 정오에 나올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