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경찰 지휘부로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특검은 8일,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내란 연루 의혹의 실체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전날 박 직무대리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대상으로 강제수사를 벌였다. 박 직무대리는 비상계엄 발동 당시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을 지냈으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조지호 경찰청장과 계엄 선포 직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박 직무대리는 지난 2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기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서울경찰청 직무대리로 임명됐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그를 포함한 경찰 57명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고, 사건은 지난달 4일 특검으로 이첩됐다.
특검은 이날 참고인 조사도 병행했다. 배상업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법사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했다”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해당 발언 이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복귀 직후 사의를 표명해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또한 조선호 전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상민 전 장관이 내렸다는 단전·단수 지시의 사실 여부와 경위에 대해 확인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번 박 직무대리 압수수색을 ‘경찰 수뇌부에 대한 본격 수사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특검이 향후 내란 가담 의혹의 전모를 어떻게 규명할지가 향후 정국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