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더불어민주당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정청래 의원이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박찬대 후보를 꺾은 정 대표는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추석 전 마무리하겠다”며 개혁 추진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도부에는 충남 논산 출신의 황명선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합류하면서, 민주당은 정청래-황명선의 충청권 ‘투톱’ 체제를 출범시켰다. 두 인물 모두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측근이자 개혁노선에 충실한 인사로, 민주당은 당·청 일체 체제를 공고히 하며 국정 뒷받침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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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열린 민주당 임시전당대회 |
권리당원의 선택은 '개혁'
정청래 대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지역을 불문하고 60%대 중후반의 지지를 얻으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경기·인천(68.25%), 서울·강원·제주(67.45%)는 물론이고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권(62.55%)에서도 박찬대 후보를 크게 앞섰다.
국민선거인단에서도 20%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섰지만, 전국대의원 투표에선 오히려 박 후보에게 밀려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선택의 간극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는 민주당 내부에서 권리당원 중심 정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결과적으로 ‘강경개혁’ 노선을 앞세운 정청래 후보의 메시지가 권리당원의 정서와 맞닿았고, 당심은 그것을 밀어줬다. 정 대표가 강조한 “내란 범죄자 척결”과 “이재명 대통령 전면 지원” 발언은 단지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민주당의 향후 전략을 함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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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의원이 당대표 당선 후 민주당 기를 흔들고 있다 출처 - 델리민주 |
‘검·언·사 개혁’ 단기 드라이브… 연말 전면전 예고
정청래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추석 전 개혁 마무리”를 공언했다. 현실적으로 입법 등 제도 개혁보다는 당 차원의 정비, 메시지 관리, 그리고 언론·검찰에 대한 정치적 공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내란 범죄자 처벌’이라는 표현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한 사법 처리의 정당성을 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 명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윤 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수사·기소 상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당의 전략적 ‘공격대장’ 역할을 맡겠다는 뜻이자,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에 집중하도록 뒤를 든든히 받치겠다는 정치적 분업 구상이다.
충청 투톱 체제, ‘민주당의 지역 외연’ 실험
이번 전당대회는 결과적으로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민주당의 중심에 올라선 이례적인 순간이다. 서울에서 내리 4선을 지냈지만 금산 출신인 정청래 대표, 그리고 3선 논산시장 출신의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지역 확장’과 ‘생활 정치’ 노선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특히 황명선 최고위원은 단수후보였음에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84%라는 높은 찬성률을 얻어 조직력과 신뢰를 동시에 입증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자치분권 철학을 함께 설계해 온 인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조직정비의 핵심축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 반발 가능성… ‘친명 일색’ 우려도
반면, 지도부가 사실상 ‘친명 일색’으로 꾸려졌다는 점은 리스크로 남는다. 당의 주요 결정에서 비이재명계나 중도 온건파의 목소리가 줄어들며 내부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전국대의원 투표에서 박찬대 후보가 앞선 결과는 그 일각의 반감을 시사한다.
특히 정청래 대표의 강경노선은 외연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집에 방점을 둔 전략이기 때문에, 당장 중도층이나 무당층 흡수에 있어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향후 1년 전략을 가늠케 하는 분기점이다. ‘당은 싸우고, 정부는 일한다’는 전형적인 투트랙 전략이 재가동되는 가운데, 정청래 대표가 개혁드라이브와 정치투쟁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민주당의 명운을 가를 것이다.
이 날 전당대회는 이지은 마포갑 지역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마포갑 당원들도 참석하여 전당대회를 지켜보았다. 같은 마포 지역 국회의원의 당대표 선출을 함께 축하하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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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마포갑 지역위원회 당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