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인공지능(AI)’을 가릴 초대형 프로젝트가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업의 발표 평가가 7월 31일 마무리되며, 8월 초 최대 5개의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해외 빅테크 모델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어에 최적화된 독자 AI 기술 확보를 통해 기술 주권을 실현하겠다는 정부의 전략적 기획이다. 15개 컨소시엄이 신청한 가운데, 서면 평가를 통과한 10개 팀이 이틀간(30~31일) 발표 평가를 거쳤다. 정부는 발표 평가 결과와 함께 해외 전문가의 평가를 반영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실력과 전략 모두 겨룬 10개 컨소시엄…NC·업스테이지 등 비공개 전략 깨고 ‘전격 공개’
이번 평가에서 NC AI와 업스테이지는 그동안 유지해온 비공개 전략을 접고 컨소시엄 구성을 공개했다.
NC AI는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NHN, MBC 등 데이터 확보와 실증에 강점을 가진 대기업군과 손잡았고, 업스테이지는 플리토, 래블업, 노타 등 고성능 AI 스타트업과 연합을 구성했다.
반면, LG AI연구원, 카카오, KAIST는 끝까지 컨소시엄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발표 평가에 임했다. 다만 전자신문 등 취재 결과에 따르면, 카카오는 ‘프롬 스크래치’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UNIST, 고려대, 한양대 등 10개 내외 대학팀과 연합을 꾸렸고, LG AI연구원은 한컴, 프렌들리AI, 퓨리오사AI, LG CNS, LG유플러스 등을, KAIST는 교수 창업 기업과 해외 석학 중심의 연구팀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직전 치열한 ‘장외전’…모델 성능·생태계 파급력 적극 홍보
컨소시엄들은 발표평가를 앞두고 각자의 기술력과 생태계 확산 전략을 연이어 공개하며 치열한 사전 홍보전을 벌였다.
SK텔레콤은 자체 거대언어모델 기반 멀티모달·범용 문서해석 기술과, 크래프톤과의 소형모델(SLM) 협력 사례를 발표했고, 카카오는 경량 멀티모달 모델과 전문가혼합(MoE) 구조의 오픈소스를 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LS일렉트릭과 함께한 전력설비 AI 에이전트 사례를 제시했고, KT는 자사의 한국어 특화 모델 ‘믿:음’이 글로벌 AI 안전성 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4.0 모델의 글로벌 성능 랭킹 11위를, 업스테이지는 지능지표 평가에서 12위에 올랐음을 강조했다.
평가 관전 포인트는?…LLM 넘은 LMM·LVM 구현 가능성과 공개 범위
업계는 이번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자체 LLM(대규모 언어모델) 보유 여부 ▲모델과 오픈소스의 상업적 공개 가능성 ▲LMM(멀티모달 모델), LVM(액션형 모델) 등 고도화 가능성 등을 꼽고 있다.
정부는 성능뿐 아니라, 모델 공개의 진정성과 생태계 파급력, 협업 확장성까지 함께 본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가대표 AI’로서의 공공성과 산업 전반의 활용도를 함께 고려해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음 주 윤곽 드러난다…대한민국 AI 기술 주권의 향방은?
‘국가대표 AI’는 대한민국이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독자적 AI 생태계를 구축할 핵심 프로젝트다. 최종 선정된 5개 팀은 GPU, 데이터, 인재 등 국가 차원의 전방위 지원을 받게 된다. 그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과기정통부는 “8월 초 최종 5개 팀을 발표하고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기술력과 사회적 기여, 산업 기회 확장까지 고려해 대한민국 AI 산업의 미래를 이끌 팀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