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과 교통, 상권을 한 번에 엮는 ‘착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 운영방식에 대해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관광형 교통수단’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일상 교통망과 연결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증기기관차 모양의 전기버스’, ‘귀여운 마스코트’, ‘기적 소리와 수증기 효과’는 언뜻 보기엔 지역의 정체성과 재미 요소를 더한 관광상품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주민과 소비자를 골목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류소는 총 17개, 하루 12회 운행, 60분 간격. 이는 관광용으로는 적절할지 몰라도, 상권 회복의 동력이 되기엔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시간 기다려 한 정거장 가는 시스템이 골목상권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는 현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들린다.
또한 요금도 결코 가볍지 않다. 성인 5,500원, 어린이·경로자도 3,000원이다.
종일권 개념이긴 하나, 서울의 대중교통 체계에 익숙한 시민들에게 이 가격은 심리적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시범운영 기간 동안 예약제로 무료 체험이 가능했지만, 자발적인 재방문 수요로 이어졌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기자는 이 정책의 ‘구획화된 관광 동선 만들기’라는 인상에도 주목한다.
지역은 살아 있는 생태계인데, 순환열차버스를 중심으로 동선을 고정해버리면 오히려 관광객이 특정 구간에만 몰려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마포의 관광 경쟁력이 ‘망리단길’이나 ‘연남동’ 몇 곳으로 제한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예산 투입에 대한 문제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차량 디자인, 홍보 콘텐츠, 안내 시스템, 인건비 등 운영비 전반이 결코 적지 않을 터. 이 비용이 골목상권 매출 증가로 실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디자인만 예쁜 전시행정’에 그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마포 전역을 관광 자원화하고 골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건 ‘순환버스’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순환되는 지속 가능한 소비 구조’다. 진짜 지역 경제는 귀엽고 사진 잘 찍히는 교통수단보다, 한 끼 식사하고 재방문할 동기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