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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4년 연속 최하위, 내년 선거에서 주민은 무엇을 물어야 하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마포구는 4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마포구뿐 아니라 마포구의회 역시 청렴체감도 부문에서 최하위 등급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행정과 의회, 두 축 모두에서 신뢰가 무너졌다는 경고에 가깝다.

이 결과를 단순히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는 말로 넘길 수 있을까.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둔 지금, 이 질문은 자연스럽게 공천과 선택의 문제로 이어진다. 
주민은 더 이상 결과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시점에 와 있다.

청렴도는 숫자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민원인과 내부 공직자가 느낀 행정의 태도, 의회의 책임감, 소통 방식이 누적돼 드러난 결과다. 
4년 연속 최하위라는 점은 특정 사건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구조, 그리고 이를 묵인해온 문화의 문제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내년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다시 나오는가”보다 “누가 다시 공천을 받는가”일지 모른다. 
정당은 늘 새 얼굴과 쇄신을 말하지만, 실제 공천 과정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삼았는지는 유권자에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청렴도 최하위가 반복된 지역에서조차 같은 인물, 같은 방식의 공천이 이뤄진다면, 변화는 구호로만 남을 것이다.

마포구의 한 구의원은 “마포구와 마포구의회 모두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며 특히 두 기관 모두 청렴체감도가 최하위라는 점을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소통 부재와 잘못된 관행, 특권의식이 굳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 제기는 행정 비판을 넘어, 공천 과정에서 반드시 검증돼야 할 질문으로 이어진다.

주민이 물어야 할 것은 복잡하지 않다.
이 사람은 지난 4년의 최하위 평가에 대해 어떤 책임 인식을 갖고 있는가.
행정이나 의회에서 반복된 문제를 바꾸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혹은 무엇을 하지 않았는가.
청렴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아니면 그 말이 관행을 덮는 수사에 불과한가.

지방선거는 생활과 가장 가까운 정치다. 그만큼 정당의 공천은 지역 행정의 질을 좌우한다. 
청렴도 최하위라는 기록은 특정 정당이나 개인을 자동으로 탈락시키는 기준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 있는 성적표도 아니다.

내년 선거에서 마포 주민이 선택해야 할 것은 얼굴이 아니라 태도다. 말이 아니라 기록이다. 
반복된 최하위 평가 앞에서 침묵했던 사람인지, 문제를 드러내고 바꾸려 했던 사람인지를 구분하는 일이다.

청렴도 평가는 행정에 던져진 질문이지만, 그 답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주민의 선택이다. 
공천을 묻지 않는 선거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이번에는 주민이 먼저 묻고,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공천과 후보를 가려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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