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전 빗속에도 시민들은 여의도 샛강 생태 공원으로 모였다. 이날 진행된 샛강 생태 탐방은 향후 본격적인 생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한 선행 모임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비 때문에 흙길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지만, 오히려 샛강의 자연성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 시간이기도 했다.
샛강 생태공원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4-9일대(63빌딩~국회의사당 뒤)로 면적은 758,000m²이다.
저습지로 주변 환경이 열악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되던 곳을 자연환경교육과 생태계복원을 위한 공간으로 정비한 국내 최초의 생태공원이다.
 |
| 27일 오전 비가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참여해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시민들은 정진영 해설사와 함께 버드나무가 빽빽하게 둘러선 샛강의 좁은 흙길을 따라 걸었다. 길 옆으로는 작은 시냇물이 이어졌다 끊어지기를 반복했고, 바람에 흔들리는 수관 사이로 흙 냄새가 남아 있었다. 잠시만 발걸음을 멈추면 “이곳이 과연 도심 한가운데 맞나” 싶은 묘한 고요가 찾아왔다.
샛강에는 현재 약 15마리의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설사는 “수달이 정착해 살 수 있다는 것은 먹이·수질·은신처가 모두 갖춰져 있다는 뜻”이라며 샛강이 가진 생태적 완결성을 설명했다.
 |
| 수달의 발자국이 뚜렷하게 보인다 |
참가자들은 고층건물 숲과 자동차 도로 사이에 놓인 좁은 물길 하나가 만들어내는 대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쪽은 유리벽으로 빛나는 고층빌딩 거리, 다른 한쪽은 끊임없이 차량이 지나는 도로. 그 사이에서 샛강은 자신만의 흐름을 잃지 않고 있었다. 시민들은 “개발과 보전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얇은지 실감난다”고 말했다.
 |
한쪽은 고층건물 숲, 다른쪽은 자동차도로 그 사이에 샛강이 자리 잡고 있다
|
현장 탐방 이후에는 샛강 방문자센터에서 참여형 환경 교육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쓰레기 분리수거 게임, 땅따먹기 활동, 글자판 색칠하기 등 다양한 방식의 체험이 진행됐다. 단순히 정보를 듣는 것을 넘어, 시민들이 스스로 샛강의 가치를 이해하고 확장하는 시간이었다.
 |
| 참가자들이 함께 완성한 샛강 생태 공원 글자 색칠하기 |
‘어쩌다 샛강’은 이 모임을 시작으로 정기적인 생태 탐방과 유해식물제거 활동, 플로깅, 시민 교육 프로그램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역에서 마을정원사 교육을 수료하고 도시숲 관리에 관심을 가져온 시민들도 참여해 향후 활동의 폭을 넓힐 전망이다.
도심 재개발의 압력이 커지는 지금, 샛강은 도시가 지켜야 할 마지막 자연성의 기준점을 보여준다. 빌딩과 도로 사이에서 자신만의 생태계를 지켜가는 이 좁은 물길은 “어떤 도시가 지속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