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는 거창한 담론보다 골목의 체온에 가깝다. 출근길 버스가 늦는 문제, 아이들 통학로의 위험 요소, 재개발을 둘러싼 이웃 간 갈등, 임대료 인상으로 흔들리는 상권의 숨결 같은 것들. 이런 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모여 한 지역의 삶을 만든다. 그래서 기초의회는 늘 생활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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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종종 등장하는 ‘카펫배거’라는 표현은 미국 남북전쟁 이후 재건기에 외부에서 유입된 정치인을 빗댄 말이다. 오늘의 맥락에서 이 용어가 환기하는 것은 단 하나다. 대표성은 선거 전략이 아니라 삶의 기반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마포는 단일한 얼굴을 가진 도시가 아니다. 한강변의 고층 아파트와 오래된 주택가, 전통시장과 문화 상권, 청년 1인 가구와 터를 지켜온 원주민이 뒤섞여 있다. 이 복합적인 풍경을 이해하려면 통계표만으로는 부족하다. 골목을 걸어본 시간, 주민 설명회에서 나눈 대화, 비 오는 날 침수 구간을 직접 확인한 경험이 필요하다. 정책은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만, 판단은 현장에서 길러진다.
구의원은 예산과 조례를 통해 생활의 질서를 다듬는 사람이다. 주차장 한 면의 배치, 어린이 보호구역의 신호 체계, 공공임대의 위치와 규모 같은 세부가 곧 삶의 밀도를 바꾼다. 이때 지역에서 실제로 살며 겪는 체감은 중요한 나침반이 된다. 선거철에만 들르는 방문자가 아니라, 선거가 끝난 뒤에도 같은 골목을 오가는 사람이어야 하는 이유다.
물론 주소 하나로 모든 자격이 증명되지는 않는다. 역량과 청렴성, 공공성에 대한 확고한 태도는 기본이다. 다만 기초의회라는 제도의 취지를 생각하면, 최소한의 전제는 분명해 보인다.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생활인인가라는 질문이다. 삶의 중심이 다른 곳에 있다면, 주민의 일상과 호흡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이번 마포 구의원 선거에서 우리가 던질 질문은 복잡하지 않다. 후보가 지난 몇 년간 이 지역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경험했는지. 주민의 불편과 갈등을 어떻게 마주했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곳에서 함께 살아갈 사람인지. 대표성은 표로 얻지만, 신뢰는 삶으로 증명된다.
지방자치는 가까운 정치다. 가까운 정치는 결국 가까이 사는 사람의 책임에서 출발한다. 마포의 골목은 지금 조용히 묻고 있다. 당신은 우리의 생활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