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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자유, 거리는 공해?”…현수막 정책, ‘합법적 난립’ 논란 여전

2026-05-04 06:40 | 입력 : 마포저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선거현수막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놨다. 반복돼온 불법 광고물 난립을 줄이고 도시 미관과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문제의 본질은 그대로 둔 채 관리만 강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선거광고물 관리지침을 마련하고, 선거일 한 달 전부터 전국 단위 일제 점검에 들어갔다. 선거철마다 거리 곳곳에 무분별하게 걸리는 현수막이 시민 불편과 안전 문제를 유발해왔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선거광고물을 유형별로 나눠 규제 수준을 달리한 점이다. 후보자와 정당이 게시하는 공식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 적용을 배제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일부 광고물에는 기준을 적용하거나 자율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불법’은 줄일 수 있어도 ‘과잉’은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실제로 거리에서 체감되는 혼잡의 상당 부분은 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합법적으로 설치된 현수막에서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책이 “불법 광고 단속”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도시 환경을 해치는 근본 요인까지 건드리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관리 책임의 공백이다. 일부 광고물에 대해 후보자 자율책임을 강조했지만, 선거 국면에서 후보자들이 스스로 노출을 줄일 유인은 거의 없다. 지자체 역시 정치적 부담 때문에 적극적인 개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책임은 분산됐지만, 실질적 통제는 약한 구조다.

정책 프레임 자체가 시대 변화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수막 중심 선거운동은 오프라인 노출 경쟁에 기반한 과거 방식이다. 그러나 유권자의 정보 획득 경로는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했다. 현수막은 정책 전달 수단이라기보다 이름을 반복 노출하는 상징물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단속 강화가 아닌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후보자별 설치 개수를 제한하는 ‘총량제’와 공용 게시대를 통한 균등 배분 방식이 거론된다. 무분별한 경쟁을 줄이면서도 표현의 기회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를 반영한 정책 설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거현수막 대부분이 단기간 사용 후 폐기되는 합성 소재로 만들어지는 만큼, 제작량에 따른 환경 부담금 부과나 재활용 의무화 같은 장치가 요구된다. 선거가 끝난 뒤 대량 폐기물이 발생하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공공 전광판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고, 현수막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고령층 접근성을 고려한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도 따른다.

결국 이번 논쟁은 단순한 광고물 관리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공공 공간의 질’ 사이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반복되는 현수막 논란.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는 지적 속에서, 다음 선거에서도 같은 풍경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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