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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최고 29층·1,550세대 주거단지로…골목상권과 공존할 수 있을까

2026-10-09 11:45 | 입력 : 마포저널

신속통합기획 확정…망원역·망원시장·한강 잇는 보행축 구상
공원·공영주차장 확충하고 망리단길 인접부는 중저층 배치…정비구역 지정과 사업 추진은 앞으로의 과제

서울 마포구 망원동 416-53 일대가 노후 저층 주거지에서 최고 29층 규모의 주거단지로 바뀔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1일 이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약 6만8,878㎡ 부지에 공동주택과 공원, 공영주차장 등이 들어서고, 망원역에서 망원시장과 망원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보행환경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이번 계획의 핵심은 단순히 아파트를 짓는 데 있지 않다. 재개발 구역과 인접한 망리단길의 골목상권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다만 서울시가 확정한 것은 재개발의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신속통합기획이다. 정비구역 지정과 후속 인허가, 사업 추진을 거쳐야 하므로 현재 계획이 그대로 실현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망원역에서 망원시장·한강까지, 보행 동선이 달라진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대상지는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약 500m 떨어진 저층 주거지역이다. 망원시장과 포은로 일대 망리단길 상권, 망원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생활권에 자리 잡고 있지만, 노후 주택과 좁은 도로, 부족한 주차공간 등이 개선 과제로 꼽혀 왔다.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지 내부를 동서 방향으로 관통하는 공공보행통로다. 기존 도로의 선형을 따라 보행 동선을 유지하면서 망원역과 주변 상권, 한강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망원로4길 등 주변 도로는 보행자와 차량의 동선을 분리해 통학 안전을 높이고, 가로수와 공원 녹지를 연결해 그늘이 있는 보행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변 도로도 폭 15~18m의 3~4차로로 확장하는 방안이 담겼다. 차량 출입구는 망리단길의 보행 흐름과 교통을 고려해 단지 서측과 남측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주민의 통행뿐 아니라 시장과 상권, 한강공원을 오가는 보행 동선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다만 도로 확장이 실제 교통 혼잡을 줄일지는 별도의 문제다. 차량 통행량과 보행량, 주말 방문객의 이동 패턴 등을 고려한 교통대책이 사업 과정에서 얼마나 구체화되는지가 중요하다.

공원 아래 공영주차장…상권에 활력을 더할까

이번 기획에서 상권과 직접 맞닿는 시설은 단지 동남측에 들어설 약 4,800㎡ 규모의 공원이다. 서울시는 공원 아래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하고, 방문객을 위한 공공화장실과 휴식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역축제 등 행사도 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상했다.

망원시장과 망리단길은 지역 주민의 일상적인 소비와 외부 방문객의 유입이 함께 이뤄지는 상권이다. 주차장과 화장실, 휴식공간이 확충되면 방문객 편의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설 확충만으로 상권 활성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공영주차장의 규모와 운영 방식, 이용요금, 주말 혼잡 관리, 공원과 상가를 연결하는 보행 동선 등이 실제 이용 편의를 좌우할 수 있다.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면 시설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 계획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재개발 공사 기간에 기존 상인들이 영업을 유지할 수 있는지, 공사 이후 임대료와 점포 운영 여건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만으로는 이 부분의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

망리단길과 맞닿는 곳은 12~13층…29층과 조화 이룰까

건축계획은 구역 전체를 일률적인 높이로 채우기보다 주변 골목상권과의 접점을 고려해 높이를 달리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포은로(망리단길) 상권과 맞닿는 단지 경계부를 12~13층으로 계획했다. 기존 상가와 공동주택 사이에는 10m의 건축한계선을 설정하고 조경 등 완충공간을 두기로 했다. 가로변에는 주변 상가와 어울리는 소규모 상점을 배치하고, 단지 중심부는 최고 29층으로 계획해 높이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강이 있는 서측으로는 동서 방향의 통경축을 확보해 열린 경관을 형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통경축은 건축물 사이로 시야가 열리도록 확보하는 공간이다.

다만 중저층 배치와 완충공간을 계획했다는 사실만으로 주변 경관과의 조화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29층 건축물이 들어섰을 때 주변 저층 주거지의 일조와 조망, 바람길, 보행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구체적인 배치와 건축계획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조감도와 시뮬레이션은 계획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이지, 최종 설계 결과는 아니다.

신속통합기획 확정은 재개발 완료가 아니다

망원동 416-53 일대는 2022년 공공재개발과 민간재개발 공모에 신청했지만 선정되지 않았고, 2023년 11월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로 조건부 선정됐다. 이후 주민 의견수렴과 자문회의,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2026년 10월 기획이 확정됐다.

서울시가 제시한 다음 목표는 2027년 3월 정비구역 지정이다. 이는 목표 일정이지, 이미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으로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 등 후속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이후에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획이 조정될 수 있고, 실제 착공과 입주 시점은 현재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주민 입장에서는 노후 주택과 주차난, 보행환경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재개발의 추진 속도와 비용, 이주 문제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상인에게는 방문객 편의시설 확충이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공사 기간의 영업 여건과 사업 이후 상권의 임대료 변화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과제다.

골목의 외형을 보존하는 것과 골목의 삶을 지키는 것은 다르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망원동 고유의 가로 풍경을 유지하면서 주거와 상업, 여가 기능이 공존하는 생활밀착형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규모 상점을 배치하고 중저층 건물을 남기는 것만으로 기존 골목상권의 지속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망원동의 변화가 주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려면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공원과 공영주차장, 보행통로가 실제로 주민과 상인에게 편리하게 운영되는가. 둘째, 고층 주거단지 조성으로 발생할 교통·환경 부담을 적절히 관리하는가. 셋째, 재개발 전후에도 기존 주민과 상인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가.

망원동 재개발의 성패는 얼마나 높은 건물을 짓느냐보다, 주거환경 개선의 이익을 기존 주민과 골목상권이 얼마나 함께 누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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