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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월세시장, 해법은 어디에 있나…“규제·민간·공공 공급 함께 봐야”

2026-10-08 11:18 | 입력 : 마포저널

2026 서울주거포럼 개최…이창무 “매매시장 규제와 전월세시장 연결해 봐야”
이상영 “기업형 민간임대 생태계 필요”…조강태 “임대수요에 공급 못 따라가”
김준형 “장기전세, 주거사다리 기능 강화해야”

서울 전월세시장의 불안을 진단하고 공급 확대와 공공·민간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특별시와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서울연구원은 10월 7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2026 서울주거포럼-전월세시장 현황 진단 및 안정화 방안 모색’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세입자도 안심하고 사는 서울, 전월세 해법을 묻다’를 부제로 열렸으며, 기조발제와 민간·공공임대 관련 주제발표, 패널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해법은 크게 네 방향으로 나뉘었다.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의 연결고리를 살펴야 한다는 진단, 기업형 민간임대의 제도적 기반 마련, 변화하는 임대수요에 맞춘 새로운 공급체계, 그리고 장기전세주택을 통한 공공임대의 역할 강화다.

“매매시장 규제와 전월세시장, 별개로 볼 수 없어” - 이창무 서울시 총괄건축가

기조발제를 맡은 이창무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매매시장 규제강화와 전월세시장의 불안’을 주제로 최근 주택시장의 변화와 정책 효과를 분석했다.

이 교수의 발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가 매매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월세시장과 주택 이동에도 연결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발표자료는 이재명 정부 초기 부동산대책과 이후의 시장 변화를 살펴보고, 서울의 매매·전세·월세 가격과 거래량 등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특히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을 별개의 시장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매시장에 대한 규제가 거래와 주택 이동에 영향을 주면 임대시장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발표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가 전월세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 관련 규제의 효과도 분석 대상으로 제시됐다. 특히 최근 전월세 거래에서 신규·갱신 계약의 비중 변화와 매매·전세·월세 시장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봤다.

이 교수는 결론에서 시장친화적인 공급 확대와 서울시 정비사업의 단계적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주거 선호지역에서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장기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2026 서울주거포럼 발표자료집
출처 - 2026 서울주거포럼 발표자료집

결국 전월세 문제를 임대차 제도만의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주택 거래와 이동, 공급이 맞물리는 전체 주택시장 구조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문제의식이다.

“기업형 민간임대, 규제 완화보다 생태계 구축이 중요” - 이상영 명지대 교수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기업형 민간임대 국내외 사례 및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먼저 국내 임대시장의 공급 구조를 살펴봤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주택재고 가운데 자가 주택은 56.2%, 임대주택은 43.8%이며, 임대주택 중에서도 사적 전월세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의 경우 2024년 기준 자가 주택 46.8%, 임차주택 53.2%로 임차가구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난다.

기업형 민간임대의 제도적 변화도 짚었다. 발표자료에서는 등록임대주택 제도의 변화와 함께 서울시 등록 민간임대사업자 가운데 법인 비중이 2019년 6.7%에서 2026년 7월 15.9%로 증가한 것으로 제시됐다. 반면 법인 임대주택 중 장기임대주택 비중은 2019년 71.4%에서 2026년 7월 98.2%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해외 사례로 미국과 일본의 기업형 민간임대시장도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임대주택을 보유·관리하는 기업과 임대관리회사의 역할을, 일본에서는 임대관리회사와 임대주택 관련 제도를 중심으로 사례를 살펴봤다.

그가 제안한 방향은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다.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가 안정적으로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자본·보유·운영 주체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출처 - 2026 서울주거포럼 발표자료집
특히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100세대 이상 사업자에 대한 일부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등록임대주택의 세제와 금융, 관리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와 비주택을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 가능성도 제시했다.

“커지는 임대수요, 공급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 조강태 MGRV 대표

조강태 MGRV 대표는 ‘커지는 임대수요,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체계’를 주제로 민간개발 현장에서 바라본 임대주택 공급의 문제를 설명했다.

조 대표는 소득 증가와 가구 변화에도 불구하고 임대차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비해 공급체계의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발표자료에서는 임차가구가 약 845만 가구에 이르지만,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수요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특히 1인 가구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임대주택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 대표는 영국의 BTR(Build to Rent) 사례를 참고해 민간이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영국의 BTR 정책과 미국 오스틴 지역 사례 등을 통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촉진하면서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살펴봤다. 

그가 제안한 것은 한국형 BTR, 이른바 ‘K-BTR’ 제도다. 발표자료에서는 이를 통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임대주택을 사회적 인프라로 인식하면서 제도와 시장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출처
출처 - 2026 서울주거포럼 발표자료집
조 대표는 또 현재 민간 임대주택 사업의 어려움으로 인허가와 규제, 사업성, 자금조달 등의 문제를 제시하면서 민간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전세, 주거사다리 기능을 강화해야” - 김준형 명지대 교수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장기전세주택의 성과,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공공임대의 역할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장기전세주택의 도입 배경부터 공급 실적과 주거안정 효과, 임대주택의 보편화와 주거사다리 기능 등을 차례로 살펴봤다. 발표자료에서는 장기전세주택을 단순한 임대주택 공급을 넘어 주거사다리의 한 단계로 기능할 수 있는 정책수단으로 바라봤다.

장기전세주택의 성과와 관련해서는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장기전세가 특정 계층에만 한정된 주거복지 수단이 아니라 보다 보편적인 임대주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특히 ‘주거사다리’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전세주택이 안정적인 거주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가주택으로 이동하기 전 단계에서 실질적인 주거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주거사다리의 역할을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발표에서는 장기전세주택의 미래를 두고 필요한 주거사다리를 얼마나 마련할 것인지, 공급 규모와 대상, 지원 방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과제로 제시됐다. 
출처
출처 - 2026 서울주거포럼 발표자료집
김 교수는 장기전세주택의 미래 방향으로 주거사다리로서의 기능 강화와 함께 충분한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제안했다. 

민간과 공공, 공급체계 전체를 다시 봐야

이번 서울주거포럼에서 발표자들의 접근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전월세 문제를 가격만의 문제가 아닌 공급체계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에 무게가 실렸다.

이창무 총괄건축가는 매매시장 규제와 임대시장의 연결고리를 짚었고, 이상영 교수는 기업형 민간임대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제도와 산업 생태계를 제안했다. 조강태 대표는 변화하는 임대수요에 맞춰 민간의 새로운 공급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김준형 교수는 공공임대인 장기전세주택의 주거사다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 역시 포럼 환영사를 통해 필요한 곳에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안정적으로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늘리며, 시민이 자신의 형편에 맞는 주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전월세시장 안정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개선과 신속한 인허가 등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전세주택과 미리내집 등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포럼이 던진 질문은 ‘전월세 가격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매매시장 규제와 주택 공급, 민간 임대산업, 공공임대주택을 각각의 정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하나의 주거시장으로 보고 어떤 공급체계를 만들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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