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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
서울시는 잠수교에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문화·여가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시민이 마주할 변화는 새로운 관광명소의 탄생만이 아니다. 그동안 자동차가 통행하던 강남북 연결축 하나가 사라지는 만큼, 우회 교통과 버스 노선, 주변 도로의 정체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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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
잠수교 보행화는 하루아침에 등장한 사업이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부터 검토됐고, 시장 복귀 이후 다시 추진됐으며,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거쳐 실행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업의 구상과 디자인을 넘어 실제 교통 영향과 시민 편익을 검증하는 일이다.
2008년, 전면 보행화 검토…당시에는 교통 문제가 걸림돌
잠수교 전면 보행화 구상은 2023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오세훈 시장은 2006년 7월 첫 임기를 시작했을 당시 시정의 주요 방향 중 하나는 한강을 문화·관광·여가 공간으로 재편하는 것이었다. ‘한강 르네상스’는 이러한 정책 방향을 대표했다.
2008년에 잠수교 전면 보행화를 검토했다. 그러나 교통 체증 등을 고려해 전면 보행화 대신 일부 보행공간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2010년, 양화대교에서 드러난 한강 개발의 비용 문제
오 시장의 첫 임기에는 한강을 관광·수상교통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정책도 추진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해뱃길 사업과 연계된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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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세금은 서울시민의 혈세입니다. -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를 통해 본 개선과제와 교훈」 |
양화대교 공사는 대형 선박의 통행을 위해 교각 사이 간격을 기존 42m에서 112m로 넓히는 사업이었다. 2010년 2월 착공했고, 당시 사업 예산은 415억원으로 책정됐다. 오 시장 퇴임 후인 2011년에도 공사가 이어졌으며, 2012년에는 추가 예산 75억원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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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세금은 서울시민의 혈세입니다. -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를 통해 본 개선과제와 교훈」 |
사업은 서해뱃길을 통해 크루즈선 등을 운항한다는 구상과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는 가교와 우회로의 안전성, 공사 절차, 사업의 경제성 등을 둘러싼 비판이 나왔다. 2011년 국정감사 관련 보도에서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여러 사업을 놓고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됐고, 양화대교 경관개선에 415억원이 투입됐지만 경제성 문제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당시 국회의원의 주장과 감사 관련 자료를 근거로 제기된 비판으로, 모든 사업비가 확정적으로 낭비됐다는 뜻과는 구분해야 한다.
양화대교 사례가 잠수교 사업과 동일한 사업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한강을 관광·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대규모 사업은 상징적인 디자인이나 개발 목표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업 목적이 실제 수요와 맞는지, 교통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투입 예산에 비해 어떤 공공 편익을 얻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2021년, 시장 복귀 후 잠수교 전면 보행화 재추진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복귀했다. 같은 해 6월 서울시는 잠수교 전면 보행화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서울시는 시민 여론조사에서 전면 보행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0%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시민 의견 수렴과 타당성 검토 등을 거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보행공간 조성에 대한 선호와 차량 통제에 따른 교통 영향을 감수하겠다는 동의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한강을 걸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더라도, 출퇴근 시간대의 우회 경로와 버스 이용, 주변 도로의 혼잡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2022년부터는 매주 일요일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열렸다. 서울시는 시민 반응과 교통상황을 살펴 전면 보행화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축제는 보행교를 미리 체험하는 기회였지만, 주말 행사 때의 교통상황이 평일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영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2023~2024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로 구체화
2023년 잠수교 전면 보행화는 오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인 디자인·계획 단계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국제 기획디자인 공모를 진행해 99개 작품 가운데 5개 당선작을 선정했다.
이어 시민들이 디자인을 선택하고 시설과 활용 방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2024년에는 선정된 팀들이 참여하는 후속 설계공모가 시작됐다. 당시 서울시가 제시한 목표는 2026년 상반기까지 보행교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잠수교는 단순한 교량이 아니라 한강 조망과 문화·여가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구상됐다. 그러나 설계공모와 디자인 투표가 교통 영향에 관한 시민 의견 수렴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보행공간의 모습에 대한 선호를 확인하는 절차와 차량 통제에 따른 불편·비용을 검토하는 절차는 구별해야 한다.
2026년 10월 26일, 시민은 차량 통제의 영향을 체감하기 시작한다
서울시는 2026년 10월 26일부터 잠수교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보행전용교 조성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7년 8월까지 보행데크 확장과 포장공사 등을 진행하며, 공사 중에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는 잠수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2027년 5~8월 포장공사 기간에는 약 한 달 반 동안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도 전면 통제할 예정이다.
차량 통제에 따라 시내버스 405번과 740번은 반포대교로 우회한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영향은 통제 이후의 교통량과 이동시간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잠수교를 이용하던 운전자와 버스 승객은 우회 경로를 이용해야 한다. 반포대교와 주변 도로의 통행량, 출퇴근 시간대의 이동시간, 버스 정시성 등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변화가 얼마나 클지는 실제 교통량과 시간대별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하며, 현재 단계에서 혼잡이 반드시 증가하거나 특정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서울시가 공개해야 할 자료는 단순한 교통대책 안내를 넘어선다. 잠수교 통제 전후의 교통량 예측, 우회 경로별 통행시간 변화, 버스 노선의 이동시간과 정시성, 교통량이 집중될 수 있는 지점의 분석 결과가 필요하다. 사업 시행 후에는 예측치와 실제 측정치를 비교해 정책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관광자원으로 바뀌는 다리, 교통 연결 기능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잠수교 보행화의 편익은 분명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시민들이 한강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걷거나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날 수 있다. 문화행사와 여가 활동의 장소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공공사업은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기존에 제공하던 기능이 사라지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될 때 발생하는 비용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잠수교는 관광·여가 공간이기 전에 실제 차량이 통행하던 교량이다. 보행공간을 확보하는 편익과 차량 통행을 다른 교량으로 분산하는 데 따른 비용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특히 사업의 성과를 방문객 수나 행사 규모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접근성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주변 교통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버스 이용자의 이동시간과 보행자의 안전은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평가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
오 시장의 첫 임기에서 검토된 구상이 여러 시기를 거쳐 실행 단계에 도달했다. 이제 이 사업은 디자인 구상을 넘어 시민의 일상적인 이동과 교통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된다. 따라서 사업의 성과를 판단할 기준도 관광자원 조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잠수교가 시민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는 만큼, 그 변화가 다른 시민의 이동 부담으로 이어지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서울시는 차량 통제 전 교통 영향 분석과 판단 근거를 공개하고, 통제 후에도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책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시민이 체감할 변화는 완공식이 아니라, 통제 첫날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