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사고도, 공사도 없는데 차가 막힌다.교통사고나 도로 공사처럼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도 차량이 갑자기 느려지거나 정체가 발생하는 현상을 ‘유령정체(Phantom Traffic Jam)’라고 한다.
원인은 대체로 운전자들의 작은 감속이 연쇄적으로 증폭되기 때문이다. 한 차량이 앞차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살짝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차는 더 크게 감속한다. 그 뒤 차량들은 다시 더 크게 속도를 줄이면서 결국 뒤쪽에서는 차량이 거의 멈추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차량이 밀집한 도로에서는 이런 현상이 파도처럼 뒤쪽으로 전달된다. 이를 ‘교통 충격파(traffic shockwave)’라고 한다. 정체가 시작된 지점은 이미 차량이 빠져나갔는데도 뒤쪽에서는 한동안 정체가 지속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정체를 만든 최초의 원인이 사라진 뒤에도 정체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령정체는 교통정책에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도로가 부족해서 막히는 것인가, 아니면 운전자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 정체를 만들어내는 것인가?”
자율주행이나 차량 간 통신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량이 일정한 차간거리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급제동을 줄이면 이런 교통 충격파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