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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4구역 정비사업, ‘공급 속도’가 ‘지역 전체 계획’보다 앞서나

2026-09-22 12:17 | 입력 : 마포저널

집행부 “주택공급 빨리하려고” 구의회 의견청취 서둘러
1·9·12지구도 다른 지구와 공원·주차장 부담 연계…도로·공공시설·기부채납 종합계획 필요

신촌지역 마포4구역 1·12·9지구의 정비계획 변경안을 둘러싸고 마포구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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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보듯 이 지역은 신촌오거리를 중심으로 서울 서북부의 부도심을 형성하고 있다. 개발 압력이 큰 만큼 개별 사업의 속도뿐 아니라 도로·공원·공공시설 등을 함께 고려한 종합적인 계획과 실행이 필요한 지역이다.
쟁점은 단순한 주민공람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주택공급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여러 정비지구가 맞물려 있는 신촌지역의 도로·공원·공공시설·기부채납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조정할 것인지가 더 근본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마포구의회 도시환경건설위원회(위원장 장정희, 더불어민주당, 신수, 용강)는 지난 9월 10일 신촌지역 마포4구역 1지구·12지구·9지구의 정비계획 결정(변경) 의견청취안을 심사했지만 세 안건을 모두 보류했다. 의회는 주민공람 및 주민설명회 관련 절차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집행부가 서두른 이유는 ‘주택공급’

이번 회의에서 집행부가 사업을 서두른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마포구 도시계획과장은 보류될 경우 시행사 등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주택공급을 빨리해서 정부 정책이라든지 우리 구청의 정책에 맞추기 위해서 사업을 추진하고자 빨리 진행했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즉 집행부가 의회 의견청취를 서두른 직접적인 이유는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1·9·12지구의 주민설명회는 모두 9월 4일 같은 날 열렸다. 주민공람은 4-9지구가 8월 13일부터 9월 14일까지, 4-1·4-12지구가 8월 27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됐다.
그런데 구의회 의견청취는 9월 10일 이뤄졌다. 따라서 당시 4-9지구는 공람 종료까지 4일, 4-1·4-12지구는 18일이 남아 있었다. 

다만 공람 중 지방의회 의견청취 자체를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5조는 정비계획을 입안·변경할 경우 주민설명회와 30일 이상 주민공람을 실시하도록 하고, 제2항에서는 “주민공람과 함께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방의회는 정비계획을 통지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문제는 집행부 스스로 ‘두 번 절차’를 인정했다는 것

그러나 의회가 문제 삼은 지점은 따로 있다.
마포구 도시계획과장은 과거에는 주민공람이 끝나고 주민 의견을 모두 수합한 뒤 의회 의견을 듣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주택공급을 빨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법 조문의 ‘주민공람과 함께’라는 표현을 근거로 의회에 안건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발언이다.
도시계획과장은 주민공람에서 다른 의견이 많이 나오고 의회에 보고한 내용과 달라질 경우 다음 회기에 다시 의회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장정희 위원장이 “왜 두 번 절차를 밟으려고 하느냐”고 묻자 문 과장은 “제가 미스가 있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장 위원장은 의회가 주민의견을 충분히 청취한 뒤 의견을 내는 것이므로 절차를 맞춰 오라고 요구했다. 

결국 의회가 문제 삼은 것은 공람기간 중 의견청취라는 행위 자체보다, 주민의견이 확정되기도 전에 의회 의견청취를 진행하고 이후 필요하면 다시 의회에 의견을 묻겠다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신촌지역은 개별 사업장만 볼 수 없는 구조

여기서 이번 논란을 한 단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신촌지역 마포4구역은 하나의 사업장만 개발되는 곳이 아니다. 여러 지구가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사업 주체에 의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월 10일 회의에서도 도시계획과장은 1·12·9지구의 시행사가 각각 다르다고 답변했다. 또 세 지구의 사업은 조합 방식이 아니라 토지등소유자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시행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도시공간은 사업장별로 끊어지지 않는다.
도로 하나를 어디에 내느냐, 공원을 어느 지구가 부담하느냐, 공공시설을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인접 지구의 사업계획과 주민 생활환경까지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실제 공식 자료를 보면 마포4구역의 기반시설 계획은 이미 여러 지구를 연결해 놓은 상태다.
1·12·9지구의 기부채납이 다른 지구의 공원과 연결돼 있다
2026년 3월 마포구가 구의회에 제출한 신촌지역 마포4구역 및 5·6·7·10지구 정비계획 자료에는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부담) 계획’이 별도로 제시돼 있다. 소공원·주차장 부담계획, 문화공원 부담계획에서 보면 1·9·12지구가 자신들의 사업부지 안에서만 공공기여를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다른 지구의 개발과 연계된 공원과 주차장 등에 기여하는 구조가 이미 계획돼 있다.
이 점은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꾼다.
“각 지구의 사업을 얼마나 빨리 진행할 것인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업을 하나의 도시공간으로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통합개발’ 방식을 적용했다

서울시가 올해 6월 수정가결한 마포4구역 5·6·7·10지구 정비계획은 이러한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시는 기존 10지구와 미시행 상태였던 5·6·7지구를 통합해 효율적인 토지이용과 보행환경 개선을 추진했다.
통합개발 과정에서 폐지되는 도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폭 6m 이상의 평탄한 보행통로를 만들고, 서강대역에서 신촌역까지 연결되는 보행공간을 계획했다.
또 미시행 지구에 분담돼 있던 정비기반시설 부담면적을 구역 내 소공원 잔여부지 기부채납으로 조정했다. 공공시설 약 4천㎡도 계획에 포함됐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개별 지구의 사업성을 높이는 것만으로 도시정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지구의 개발을 묶어 도로와 공공시설을 재배치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1·12·9지구에도 같은 시각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이번에 의견청취가 보류된 1·12·9지구를 두고도 질문이 필요하다.
이미 1·9·12지구의 공공기여가 다른 지구의 공원과 연계돼 있다면, 각 지구의 정비계획 변경을 개별적으로 빠르게 확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하는 것이다.
특히 기부채납은 단순히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지구에서 토지를 제공하고 어느 지구에서 건축물을 제공할 것인지, 그 시설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에 따라 주변 지구의 도로와 보행체계, 공원 이용, 사업성까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마포4구역의 기존 부담계획에서도 이런 상호연계가 확인된다. 

의회에서도 ‘지구 간 영향’ 질문 나왔다

9월 10일 회의에서 배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도화, 아현)은 1·12·9지구의 용적률과 높이가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서 허용하는 수준에 가깝게 설정됐다며 각 지구가 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물었다.
이에 도시계획과장은 서울시 통합심의에서 인접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고, 통경축 확보를 위해 건물을 2개 동으로 나누는 등의 계획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답변은 오히려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개별 건축계획에서 인접지역 영향을 검토하는 것과 신촌지역 전체의 도시공간을 종합적으로 계획하는 것은 같은 것인가.
사업장별 심의를 통해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여러 지구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보고 기반시설을 먼저 조정하는 방식은 도시계획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빨리 짓는 것’과 ‘빨리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집행부가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려는 정책적 이유는 회의록을 통해 확인된다.
하지만 주택공급을 빨리하는 것과 정비계획을 서둘러 확정하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특히 마포4구역처럼 여러 지구가 동시에 움직이고, 이미 지구 간 공원·주차장 부담계획이 연계돼 있는 지역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업이 각각 진행된 뒤 나중에 도로를 연결하거나 공공시설 위치를 바꾸려면 토지 확보와 사업비, 기부채납 조정 등 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사업을 무조건 늦추자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사업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마포4구역 전체의 기반시설 계획을 먼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적 장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마포구는 적어도 주민과 구의회에 마포4구역 전체 지구를 한 장의 도면에 표시한 종합계획과 지구별 사업추진 현황, 도로·공원·공공시설·기부채납 부담계획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주민들은 자신이 사는 지구의 개발계획이 신촌 전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의회 보류가 단순히 한 번의 절차를 다시 밟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각자 개발’과 ‘지역 전체의 도시계획’ 사이의 간극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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