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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필요한 돌봄은 우리가 안다”…사회연대경제와 주민자치의 만남

2026-09-26 14:42 | 입력 : 마포저널

「사회연대경제기본법」과 「지방자치법」 제17조의2가 만나는 지점...
주민이 수요를 찾고, 지방정부가 공공성을 보장하며, 다양한 조직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돌봄

“우리 동네에 필요한 돌봄은 우리가 안다.”
노인돌봄을 생각할 때 이 말에서 출발하면 어떨까.
기사를 바탕으로 AI로 생성한 이미지
기사를 바탕으로 AI로 생성한 이미지
혼자 사는 어르신이 많은지, 병원 동행이 필요한 사람이 많은지, 식사나 장보기 같은 일상생활 지원이 부족한지 가장 가까이에서 아는 것은 지역 주민이다.

정부가 사업을 설계하고 서비스를 내려보내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주민이 찾아내고, 행정과 다양한 공급자가 이를 해결하는 구조를 생각해볼 수 있는 이유다.

최근 제정된 「사회연대경제기본법」과 오는 10월 15일부터 시행되는 「지방자치법」 제17조의2는 이런 지역 중심의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각각 마련했다.

사회연대경제, 돌봄의 공급자로 들어온다

정부가 지난 6월 30일 발표한 「사회연대경제 발전 종합계획」은 돌봄을 주거·에너지·농어촌과 함께 4대 중점 분야로 선정했다.

특히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사회연대경제조직을 핵심 파트너로 참여시키고, 통합지원협의체와 통합지원회의 등 지역 돌봄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례와 지침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돌봄·의료·주거 등 복합적인 서비스를 연계하는 지역 컨소시엄을 만들고, 서비스 공백이 있는 지역에는 사회연대경제조직이 공급기관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정부가 사회연대경제를 단순한 보조사업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 생활서비스의 공급 주체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에도 이런 방향이 반영됐다.

법 제20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서비스 제공 업무의 일부를 민간에 위탁할 경우 사회연대경제기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우선 고려’가 곧 사회연대경제기업에 공공사업을 자동 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주민자치회가 지역의 필요를 찾는다면

개정된「지방자치법」 제17조의2에서는 읍·면·동에 해당 지역 주민으로 구성되는 주민자치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주민자치회가 설치된 경우 관계 법령·조례·규칙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일부를 주민자치회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자치회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지역 문제를 논의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를 노인돌봄에 적용하면 하나의 지역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주민들이 지역의 돌봄 수요를 파악한다. → 주민자치회가 필요한 서비스를 논의한다. →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성을 확보하고 필요한 사업을 설계·위탁한다. → 사회연대경제기업·민간기업·비영리기관 등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것은 현재 법이 정해놓은 하나의 의무적 절차가 아니다. 두 법이 만들어낸 제도적 공간을 지역에서 연결해볼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다.

주민자치회가 직접 돌봄기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주민자치회는 지역의 필요와 주민의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하고, 실제 서비스는 사회연대경제기업이나 민간기업, 비영리기관 등 적절한 공급자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기존 민간기업은 어떻게 되는가

노인돌봄은 이미 민간기관이 상당 부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영역이다.

사회연대경제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면 지금까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았던 서비스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 민간기업이 제공하던 서비스를 사회연대경제기업이 대신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연대경제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민간기업보다 우선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반대로 민간기업의 수익성을 이유로 사회연대경제기업의 참여를 제한한다면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새롭게 공급하려는 정책의 취지가 약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간판이 아니라 서비스의 기준이다.

서비스의 질은 어떤지, 이용자의 권리는 보장되는지, 종사자의 노동조건은 적정한지, 비용은 합리적인지, 회계는 투명한지, 지역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등을 함께 봐야 한다.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민간기업이라고 해서 사회적 가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무엇을 책임져야 하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돌봄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대신 돌봄의 공공성, 재정, 서비스 기준, 관리·감독을 책임질 수 있다.

주민은 지역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이야기하고, 주민자치회는 이를 지역 의제로 논의하고, 지방정부는 공공서비스로서 필요한 부분을 설계하며, 사회연대경제기업과 민간기업, 비영리기관은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역할을 나누면 정부와 주민,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돌봄에 참여할 수 있다.

사회연대경제의 시장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사회연대경제기업이 정부 사업을 수주해야만 유지되는 구조라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반대로 공공서비스 시장을 사회연대경제기업에 지나치게 보호해주면 기존 민간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이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회연대경제를 육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회적기업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고, 공공기관이 비용을 지불할 만한 품질을 확보하며, 민간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조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사회연대경제 발전 종합계획」이 금융·판로 확대와 성장·스케일업을 함께 강조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주민이 수요를 찾고, 시장이 답을 찾는 구조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새로운 서비스 공급 주체의 참여 기반을 만들고, 지방자치법은 주민자치회라는 지역 단위의 참여 기반을 마련했다.

두 제도가 실제 지역에서 결합한다면 “정부가 어떤 서비스를 내려줄 것인가”에서 “우리 동네에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누가 결정하고, 그 서비스를 누가 가장 잘 제공할 것인가”로 평가 기준이 바뀔 것이다.

현재 (사)시민과함께하는 메가시티연구소와 (사)한국주민자치학회에서는 공동주관으로 주민자치회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개정된 주민자치회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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