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포구는 공덕동 일대의 가로수를 소나무로 바꾸고 있다.
공덕역 8번 출구에서 경찰공제회관, 신라스테이 앞 가로수가 그것이다.
작년 한 지상파 방송에서 연남동의 가로수를 소나무로 바꾸는 것에 대한 위험성과 부당성에 대해 문제 제기한 적이 있다.
소나무를 가로수로 했을 때의 단점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강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서울 도심, 가로수로 ‘소나무’를 심는다면?
푸르름을 지키는 상록수의 매력과 도시 환경의 한계 사이
마포구가 도심 가로수로 소나무 식재를 고려할 경우, 상록수 특유의 사계절 푸르름과 전통적인 정서적 친근감은 분명한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대기 오염과 좁은 공간, 복잡한 도시 인프라 속에서 과연 소나무가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을까?
사계절 푸른 도심, 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
소나무는 대표적인 상록수로, 겨울철에도 잎을 유지하며 도심의 삭막함을 줄여줄 수 있는 수종이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으로 인해 녹색공간 확보가 중요한 도시 정책 과제로 떠오르면서, 사계절 푸른 소나무는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소나무는 피톤치드를 방출해 공기 정화 효과 뿐 만 아니라, 시민들의 심리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또한 곰솔(해송)과 같이 내염성·내건성 품종은 도로 제설 후 남은 염화칼슘에도 비교적 강한 편이어서 겨울철 도심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송진과 솔잎, 도시에서는 관리 부담 커질 수도
하지만 긍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나무는 뿌리를 깊게 뻗으며 성장하는 나무로, 토양 통기성 부족과 배수 불량 같은 도시 환경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한 송진과 솔잎 낙하로 인해 인도나 차량에 불편을 줄 수 있으며, 건조한 날씨에는 화재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선, 가로등, 간판 등 다양한 시설물에 간섭을 줄 수 있고, 수형 유지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인 운영·유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도심에 적합한 수종인가? 신중한 검토 필요
현재 마포구의 가로수는 주로 느티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등 활엽수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넓은 그늘 제공, 관리의 용이성 등 실용적인 이유로 널리 식재되어 왔다. 소나무가 대체 수종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식재 전략과 맞춤형 토양 환경 조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가능할까?
마포구가 소나무를 가로수로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면 단순 식재를 넘어서 도시 환경에 맞춘 수종 개량, 스마트 관리 시스템 도입, 시민 인식 개선 등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도심 속에서 자연의 상징인 소나무가 제 역할을 하려면, 단순한 심기보다는 심을 ‘자리’를 만드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