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상선대(Strategic Merchant Fleet)


    • 전략상선대는 전시나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군수물자·에너지·식량 등을 안정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정부가 통제·동원할 수 있는 민간 상선을 의미한다. 평시에는 일반 상업 운송에 종사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사실상 군수 지원 체계로 전환되는 ‘이중용도(dual-use) 해상 자산’이다.

      현대 국가의 무역 의존도는 매우 높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입 비중이 큰 경제 구조에서는 원유, LNG, 곡물 등 핵심 자원의 대부분을 해상 운송에 의존한다. 문제는 전쟁이나 분쟁 시 해상 교통로(SLOC, Sea Lines of Communication)가 차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군함만으로는 물류를 감당할 수 없다. 결국 민간 상선까지 포함한 ‘전략상선대’가 있어야 국가 경제와 군수 체계가 유지된다.

      전략상선대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본격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됐다. 당시 영국과 미국은 민간 상선을 대규모로 동원해 군수물자를 수송했으며, 독일의 잠수함 작전에 맞서기 위해 ‘호송선단(convoy)’ 체계를 운영했다.

      이 경험은 이후 각국이 평시에도 일정 규모의 자국 선대를 유지하거나, 필요 시 동원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 미국: ‘해상안보프로그램(MSP)’을 통해 자국 선박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전시에는 군수 수송에 투입한다.
      * 일본: 유사시 민간 선박을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법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
      * 유럽 국가들: 선박 등록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자국 선대를 유지한다.

      한국은 세계적인 조선·해운 강국이지만, 실제로 ‘국적선’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비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국 선적(편의치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비상시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선박 규모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로 산업계와 국방 분야에서는 “전략상선대는 경제 문제가 아니라 안보 인프라”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 이란 전쟁으로 인해 해운업계는 전략상선대의 도입을 주장하고 정부는 국가필수선박제도 활용을 구상 중에 있다. 

      전략상선대를 유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선박 유지, 승무원 확보,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를 시장 논리에만 맡길 경우, 위기 시 ‘수송 공백’이라는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결국 정책 결정은 다음 질문으로 수렴된다.

      전략상선대는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위기 상황에서 국가 존속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다. 단순한 해운 산업 정책이 아니라 군사·에너지·식량 안보가 결합된 ‘종합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현재 국제 환경에서는, 전략상선대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유지하느냐가 곧 국가 대응 능력의 척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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