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티는 정치, 사라진 대표”…마포가 드러낸 책임 회피의 구조
    • 시의원 공백·구의원 탈당까지…인원 부족 속 지역 현안은 밀렸다
    •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이 지난 3월 17일 서교동에서 개최한 정책간담회에서 나온 한 문장은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선다.
      홍대 관광문화특구 지원이 부족했던 이유로 “지역 시의원의 부재”가 지목된 것이다.

      이 발언은 자연스럽게 한 인물로 이어진다.
      성 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전 서울시의원 사건이다.

      제명으로 끝나지 않은 사건

      해당 시의원은 2023년 서울시의회에서 제명됐다. 의회 역사상 첫 사례였다.

      그러나 사건은 그때 끝나지 않았다. 해당 시의원은 제명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이어갔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이후 상고까지 진행됐지만, 대한민국 대법원은 2026년 2월 상고를 기각하며 제명의 정당성을 최종 확정했다.

      법적 판단은 명확했지만, 그 과정은 길었다.
      그 사이 해당 지역은 사실상 광역의회 대표가 없는 상태로 남겨졌다.

      선거조차 없었던 공백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지방의원직이 공석이 되면 보궐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번 경우 선거는 열리지 않았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임기 만료가 가까운 경우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선거관리당국은 이를 근거로 미실시를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은 대표를 다시 선택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정치인의 일탈로 시작된 사건이 제도의 판단을 거치면서 장기적인 대표 공백으로 이어진 셈이다.

      마포 전반에 번진 ‘대표 공백’

      문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포갑 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 2명이 탈당했고, 마포을 지역에서는 시의원 1명이 제명으로 공석 상태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광역·기초의회 모두에서 인적 공백이 발생한 구조가 형성됐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한 숫자 감소를 넘어선다.

      의회 내에서 예산 확보, 정책 제안, 지역 현안 대응을 담당할 인원이 줄어들면서 지역 목소리가 제도권에 반영되는 통로 자체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서교동 간담회에서 제기된 “지원 부족” 문제 역시 이 같은 대표성 약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티기’는 사라졌나, 방식만 바뀌었나

      이 구조는 최근 또 다른 사례와 맞물린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이었던 장경태 의원은 성추행 혐의 수사가 진행되자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당에 누가 되지 않겠다”며 “결백을 입증한 뒤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책임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치적 파장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포구 시의원 사례가 재판을 계속하며 시간을 끄는 ‘버티기’였다면,
      장경태 사례는 탈당을 통해 당과 분리한 뒤 대응하는 ‘분리형 버티기’에 가깝다.

      수사 사실이 알려진 이후 장 의원은 서울시 관련 정치 일정과 공개 활동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견제 역할 역시 일정 부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식은 달라졌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정치적 책임이 즉각적으로 유권자에게 환원되지 않는다

      사라지는 것은 자리보다 ‘책임’

      마포 지역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시의원 공백과 구의원 탈당이 겹치면서 지역 현안을 대변할 정치적 인프라 자체가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보궐선거를 열지 않는 제도, 정당이 책임을 분리하는 방식, 사법 절차가 장기화되는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결과는 단순하다.

      대표는 줄었고, 책임은 흐려졌다.

      결국 남는 질문

      정치인은 버틸 수 있다.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대표를 잃은 유권자, 반영되지 못한 지역 현안, 지연되는 정책 결정, 이 모든 비용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서교동 간담회에서 나온 한 문장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시의원이 없었다”는 말은, 결국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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