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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정년은 60세, 노인은 70세?…세대 간 계약 흔드는 '70세 조례' 논란

2026-07-05 09:33 | 입력 : 마포저널

서울시 버스 교통비 지원 조례 통과…복지 확대인가, 부담의 이월인가

서울시가 70세 이상 시민에게 버스 교통비를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면서 노인 연령 상향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례는 단순한 교통복지 확대를 넘어 초고령사회에서 복지 혜택과 재정 부담을 어떤 세대가 나눌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4일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를 의결했다. 조례는 서울에 주민등록을 둔 70세 이상 시민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 발의자는 국민의힘 소속 이병윤 당시 서울시의원이다.
"노인의 모습이 달라졌다"

노인 연령 상향론이 힘을 얻는 이유는 분명하다.

1981년 노인복지법이 제정될 당시와 비교하면 기대수명은 크게 늘었고,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고령층도 증가했다. 과거처럼 65세를 일률적으로 '노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는 무임승차를 이용하는 건강한 고령층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불만도 적지 않다. "젊은 노인이 늘어났는데 제도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노인 연령 상향론의 핵심 논리다.
서울시 역시 이러한 사회 변화를 반영해 버스 지원 기준을 70세로 설정했다.

혜택은 늦어지고 부담은 커지는 세대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된다.

노인 연령이 70세로 올라가면 각종 복지제도 역시 같은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은 점차 늦춰지고 있고, OECD도 추가적인 연금 수급 연령 상향을 권고하고 있다.
반면 정년 연장은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금의 중장년층과 청년층은 더 오래 보험료와 세금을 부담하면서도, 정년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연금과 복지 혜택은 더 늦게 받는 구조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인 연령 상향이 단순히 복지 기준 변경이 아니라 '혜택은 뒤로, 부담은 앞으로'라는 세대 간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의 70대는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복지 혜택을 더 오랫동안 누릴 가능성이 있지만, 그 아래 세대는 복지 개시 시점이 계속 늦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세대 간 형평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조례안도 인정한 '65~69세 공백'

흥미로운 점은 서울시의회 심사보고서 역시 이 문제를 일부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지하철 무임승차는 65세부터 적용되는 반면 버스 지원은 70세부터 시작하는 만큼 65~69세가 교통복지에서 제외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2027년부터 5년간 약 5,788억 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안정적인 재원 확보도 과제로 제시했다.

임기 말 통과…책임은 누가 지나

이번 조례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은 통과 시기다.

조례는 제11대 서울시의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처리됐다.
대표 발의자인 이병윤 의원은 제12대 서울시의회에 재입성하지 못했다.
반면 조례의 실제 시행과 예산 확보, 제도 설계는 새롭게 출범한 제12대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가 맡게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책을 결정한 의회와 재정 부담을 책임질 의회가 달라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향후 수천억 원의 재정이 필요한 사업의 법적 근거를 임기 말 의회가 마련하고, 실제 예산 심의와 정치적 책임은 차기 의회가 부담하게 됐다는 점에서 '입법 책임과 재정 책임이 분리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반론도 있다. 조례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일 뿐 실제 지원 규모와 예산은 매년 서울시 예산안과 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되는 만큼, 최종적인 재정 통제권은 차기 의회가 갖는다는 것이다.

노인 연령 논의의 핵심은 '70세'가 아니다

노인 연령 상향은 이제 피하기 어려운 사회적 논의가 됐다.

그러나 단순히 노인의 기준만 높이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년은 그대로 둔 채 연금과 복지 수급 시점만 늦춘다면, 은퇴 이후 소득 공백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 연령, 정년 연장, 국민연금, 고용정책을 각각 따로 논의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패키지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초고령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노인의 나이를 몇 살로 정할 것인가가 아니라, 세대 간 부담과 혜택을 어떻게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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