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넘버 스테이션(Number Station)

    • ‘넘버 스테이션(Number Station)’은 단파 라디오를 통해 숫자나 문자 등을 반복적으로 송출하는 비밀 암호 통신 방송을 의미한다. 일반 청취자에게는 단순한 숫자 나열처럼 들리지만, 특정 암호 해독표를 가진 사람에게는 비밀 지령으로 해석되는 통신 방식이다.

      이 방식은 냉전 시대 정보기관들이 해외 공작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중동 전쟁 상황에서도 유사한 방송이 포착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넘버 스테이션은 일정한 주파수와 시간에 맞춰 시작된다. 방송이 시작되면 여성이나 남성 음성이 숫자를 일정한 간격으로 읽는다.

      예를 들어 “3, 7, 1, 9, 5…”처럼 단순한 숫자열이 반복되거나, 알파벳·음성 코드·짧은 음악 신호가 함께 송출되기도 한다.

      메시지는 ‘원타임 패드(One-time pad)’라고 불리는 일회용 암호표를 통해 해독된다. 동일한 암호표를 가진 사람만 의미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해독이 거의 불가능한 암호 체계로 평가된다.

      넘버 스테이션은 특히 냉전 시기 동서 진영의 정보전에서 널리 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 파견된 스파이가 라디오 수신기만으로 지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파 라디오는 수천 킬로미터 이상 장거리 송신이 가능하고, 수신자는 단순히 방송을 듣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위치 추적이 사실상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쿠바 정보기관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아텐시온(Atención)’ 방송, 영국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링컨셔 포처(Lincolnshire Poacher)’ 등 여러 사례가 존재한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에서 페르시아어로 숫자를 읽는 정체불명의 단파 방송이 포착되면서 넘버 스테이션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파 감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당 방송은 특정 시간대에 “주의”라는 의미의 페르시아어 단어와 함께 숫자열을 반복 송출하는 형태로, 전형적인 넘버 스테이션 패턴과 유사한 방식을 보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를 서방 정보기관이 이란 내부 공작원에게 보내는 암호 메시지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반대로 이란이 해외 잠복 조직에 지령을 보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실제 운영 주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위성 통신과 인터넷 암호화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넘버 스테이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단순성과 익명성때문이다.

      라디오 수신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통신 기록이 남지 않고, 인터넷이나 이동통신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정보기관의 비상 통신 수단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넘버 스테이션을 “냉전 시대 기술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정보전 도구”라고 분석한다.

      정체가 명확히 공개된 적은 거의 없지만,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숫자 방송은 국가 간 보이지 않는 정보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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