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홍대선 ‘멈춤’인가 ‘전진’인가… 주민 실익은 “선(先) 착공, 후(後) 보완”
    • 구룡공원·상암·DMC역 신설 논쟁 가열… 사업 지연 우려 속 ‘현실적 대안’ 부상
      수도권 철도 선례 비춰볼 때 ‘착공 후 역 추가’가 가장 빠른 길이라는 분석
    • 마포의 지도를 바꿀 대장홍대선이 지역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철도 유치 자체에는 이견이 없지만, ‘어떤 방식이 주민에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이익인가’를 두고 수싸움이 치열하다. 쟁점의 핵심은 구룡공원역, 상암역, DMC역의 추가 신설과 착공 시점의 함수관계다.

      “역 신설 정당성 충분”… 소외된 교통권 복원 목소리

      지난 1월 20일 구룡공원에서 열린 ‘대장홍대선 대책위원회’ 발대식은 이 논쟁이 본격적인 정치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구룡공원에서 열린 대장홍대선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열렸다
      구룡공원에서 대장홍대선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민주당이 버린 대장홍대선, 3개 역은 우리가 반드시 만들겠다”는 강한 어조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책위에 따르면, 논의의 출발점은 구룡공원 일대의 ‘교통 소외’ 해소다. 이곳은 주거 밀집 지역이자 생활 인구가 집중된 곳이지만, 초기 노선 설계 과정에서 역 신설에 대한 검토가 미비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주민들은 이를 단순한 설계의 문제가 아닌, ‘이동권과 생활권을 외면한 행정적 결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역 신설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야와 지역주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양새다.

      핵심 쟁점은 ‘순서와 방식’… 명분보다 실리 택해야

      문제는 ‘어떻게’ 역을 만드느냐다. 대책위는 현실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현 단계에서 역 신설을 확정 지어야만 착공하겠다고 고집할 경우, 자칫 사업 자체가 장기 표류하거나 착공 시점이 무기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책위가 제시한 해법은 '투트랙 전략’이다.

      1. 대장홍대선 사업은 예정대로 즉시 추진하여 착공을 앞당긴다.
      2. 구룡공원역 등 추가 역은 착공 이후 설계 변경 등을 통해 반영한다.

      이는 요구사항의 후퇴가 아니라,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면서도 실질적인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착공 후 신설’은 검증된 모델… 강일·남위례·원흥역이 증거

      이 같은 주장은 철도 건설사의 검증된 선례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철도 사업 중 착공 이후 주민 요구와 개발 수요에 따라 역이 신설된 사례는 적지 않다.

      ▲강일역: 하남선 연장 과정에서 설계 변경을 통해 추가됨
      ▲남위례역: 노선 운영 중 사후 신설된 대표적 사례
      ▲원흥역: 3호선 착공 후 장기간의 논의 끝에 최종 설치
      ▲동탄인덕원선: 착공 이후에만 무려 4개 역이 추가로 반영됨

      이 사례들은 “일단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역 신설의 동력은 더 커진다”는 논리를 뒷받침한다. 멈춰있는 열차에 칸을 추가할 수는 없지만, 달리는 열차에는 정거장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정치 구호보다 무서운 ‘사업 지연’… 주민 손익계산서 꼼꼼히 따져야

      정치적 공방이 거세질수록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발대식에서 나온 ‘버려진 노선’이라는 자극적인 수사는 정당 간 책임 공방을 부추길 수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 시급한 것은 ‘정치적 승리’가 아닌 ‘철도 이용’이다.

      전문가들은 공방이 길어져 착공이 늦어질수록 역 신설 논의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주민의 이익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노선을 움직여 실무적 합의를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마포구와 국토교통부의 갈등양상

      대장홍대선은 지난달 착공식을 치렀지만, 종착역 위치와 추가 역사 설치를 둘러싼 마포구청과 국토교통부의 갈등으로 아직 착공계를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양측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협의를 이어왔으나 합의에 실패했고, 결국 마포구청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대화가 중단됐다.

      마포구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환승역 정차와 함께, 보행 안전과 상권 보호를 이유로 홍대 레드로드 내 종착역 위치를 양화로 대로변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DMC 환승역은 경제성 지표(BC)가 기준치를 웃도는 만큼 제외된 배경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소송이 제기된 이상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협상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태도다. 마포구는 제소기간(90일) 내 문제 제기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마포구가 관련 인허가를 보류하면서,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한 대장홍대선 사업은 착공식을 했음에도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대장홍대선은 총사업비 2조1287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시행 민자 광역철도로, 완공 시 홍대입구역에서 대장신도시까지 약 27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속도’와 ‘실현 가능성’이 주민 복지의 척도

      대장홍대선 논쟁의 본질은 이제 ‘찬반’이 아닌 ‘책임 행정’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구룡공원역·상암역·DMC역 신설 요구는 정당하다. 그러나 그 정당성이 사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이득인 길은 명확하다. 지금 즉시 착공하여 교통 개선의 시간표를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역 신설을 구조적으로 관철하는 것이다. 이제 마포 주민들은 묻고 있다. 화려한 현수막의 약속을 실제 결과물로 증명할 사람은 누구인가. 정치권의 진정성은 ‘착공 버튼’을 누르는 시점에서 확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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