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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진행 중 열린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토론회…“이제는 피해자 인권 강화해야”

2026-08-01 12:43 | 입력 : 마포저널

검찰개혁 입법 과정 한복판서 피해자 권리 논의…토론회 이후 필리버스터 종료, 형사소송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던 7월 31일, 국회에서는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논의하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과 토론회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과 토론회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검찰 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여야의 입법 공방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국민과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논의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가 진행된 이후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됐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법률적 절차를 거쳐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게 된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서는 검찰개혁 이후의 후속 입법과 피해자 인권 보장이 새로운 과제로 제시됐다.

정청래·김용민·최민희·박은정·이성윤·한민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한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인권 강화 방안’ 토론회는 7월 31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지은 변호사가 사회를 맡고 원혜욱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필요한 후속 입법과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정청래 “강력한 개혁에는 강력한 저항…그래도 전진해야”

정청래 국회의원은 개회사에서 검찰개혁의 의미와 함께 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항을 언급했다.

정 의원은 “정책은 비판받는 영역이다.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정책과 개혁은 끊임없는 검증과 보완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역사는 직진하지 않지만 후퇴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력한 개혁에는 강력한 저항이 따른다”며 “그래도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번 개혁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번은 완성이 아니고, 미진한 것은 계속 보완하면서 나아간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에도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국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이날 토론회가 열리는 동안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었다. 검찰 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입법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개혁의 찬반을 넘어, 개혁 이후 어떤 형사사법체계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검찰개혁의 목적은 국민 인권 보호”…피해자를 형사절차의 주체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정도희 경상대 법대 교수는 ‘수사절차상 피해자보호규정 입법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검찰개혁은 단순히 수사기관의 조직을 분리하고 권한을 나누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중수청과 공수청 등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마련되는 상황에서 범죄 피해자가 형사절차에서 실질적인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범죄 피해자는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임에도 검사나 피고인과 달리 오랫동안 형사절차에서 소외돼 왔다며, 향후 수사절차법이 제정된다면 단순한 수사기관 간 권한 조정을 넘어 피해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와 신원·신변 보호를 비롯해 ▲권리와 수사절차에 대한 정보 제공 ▲수사 진행 상황 통지 ▲신뢰관계인 동석권 ▲의견진술권 ▲변호사 조력권 ▲설명의무 ▲증거보전 청구권 등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검찰개혁 논의에서 국민과 피해자는 중심에서 벗어나”

두 번째 발제자인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해자 중심적 사법개혁을 위한 과제’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의 검찰개혁 논의가 검사의 수사권을 둘러싼 기관 간 권한 문제에 집중되면서 정작 국민과 피해자는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검찰과 경찰이 각각 수사를 담당하는 현행 이중 수사구조보다 두 기관이 초기 단계부터 협력하는 단일 수사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2024년 개소한 범죄피해자 원스톱 솔루션센터가 여러 기관을 한곳에 모아놓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하며, 수사단계에서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피해 신고 기관을 단일화하는 한편 범죄피해자센터의 기능과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부실수사 우려…“수사 인프라 재설계해야”

세 번째 발제자인 박지영 변호사(경찰 수사심의위원)는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폐지 이후 부실수사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된 이후 예상되는 부실수사 우려로 ▲진단서나 CCTV 등 단순 증거에 의존하는 수사관행 ▲기본 절차 오류와 교차점검 기능 부재 ▲공판 경험 부족 ▲채증 판단의 구조화 실패 ▲고액 경제사건 수사역량 부족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사와 행정을 분리하고 경제범죄 전담체계를 구축하는 등 변화된 형사사법체계에 맞춰 수사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검찰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 기능이 폐지되는 만큼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부실수사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피해자 보호 요구하려면 인력·예산·권한 함께 보장해야”

마지막 발제자인 엄정연 경찰관은 ‘피해자보호 지원이 흔들리지 않는 사법체계를 위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엄 경찰관은 경찰에 피해자 보호의 책임을 요구하려면 인력과 예산, 권한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자체의 범죄피해자 지원 예산이 상반기 중 대부분 소진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피해자 보호를 국가의 핵심 과제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선 수사관이 수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사와 행정을 분리하고 행정인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필리버스터 끝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의결…“개혁은 이제부터”

이날 토론회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회의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이어졌다.

이후 무제한토론이 종료되면서 국회는 법안 표결 절차에 들어갔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7월 31일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수사는 사법경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검찰은 공소 제기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형사사법체계가 재편된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은 유지된다.

이번 법 개정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0여 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체계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법률상 폐지함으로써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사법체계 전환이 본격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논의는 법안 통과가 검찰개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수사기관 간 권한을 어떻게 재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넘어, 범죄 피해자가 형사절차에서 실질적인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동시에 부실수사를 방지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국가 차원의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검찰 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입법 과정이 마무리된 7월 31일, 국회에서는 한편으로는 개혁을 둘러싼 필리버스터와 본회의 의결이 진행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개혁 이후의 형사사법체계가 나아갈 방향이 논의됐다.

정청래 의원이 강조한 “미진한 것은 계속 보완하면서 나아간다”는 말처럼, 이제 검찰개혁의 성패는 수사기관의 권한 변화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가 국민과 범죄 피해자의 권리 강화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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