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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150여 명 몰린 서울시 도시철도망 공청회…관심은 '역사 위치', 답은 "예타 이후"

2026-07-30 08:26 | 입력 : 마포저널

"역은 어디에 생기나요?"

29일 서울시 서소문별관 후생동 4층 강당에서 열린 '제3차 서울특별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시민공청회'는 이 질문으로 시작해 이 질문으로 끝났다. 서울시는 향후 10년 도시철도 청사진을 설명했지만,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역사(驛舍) 위치에 대해서는 끝내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오후 2시 공청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시민에게 배정된 150여 석은 모두 찼고, 일부 노선이 지나는 지역 주민들은 노선 유치를 촉구하는 현수막까지 준비해 자리를 잡았다. 지역 숙원사업으로 떠오른 도시철도에 대한 높은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서울의 도시철도는 1974년 서울역과 청량리를 잇는 7.8㎞의 지하철 1호선 개통으로 시작됐다. 반세기가 지난 현재 서울 도시철도는 총연장 358.5㎞, 11개 노선, 337개 역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서울이라는 대도시 안에서도 여전히 도보 10분 이내에 철도를 이용하기 어려운 지역이 존재하는 등 철도 접근성의 지역 간 격차는 남아 있다.

이날 첫 발표를 맡은 양재환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을 설명하며 철도 접근성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노선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 철도사업의 실질적 추진을 위한 방안과 과제'를 발표한 이청원 서울대학교 교수는 서울 철도사업이 지연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지목했다.

이 교수는 "서울시 철도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탈락하는 사례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타 평가항목인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가운데 수도권은 경제성 비중이 60~70%로 높게 적용되는 반면, 비수도권은 30~45%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서울 사업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1999년 예비타당성조사 도입 이후 철도사업 통과율은 이전보다 낮아졌고, 2019년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는 이원화 평가체계가 도입된 이후에는 수도권의 예타 통과율이 비수도권보다 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시는 2008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 11개 노선을 계획했지만, 현재까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노선은 8개에 그쳤다.

이 교수는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비 절감과 이용수요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용객이 적은 정거장은 조정하고 노선을 직선화해 사업비를 줄이는 한편, 중복되는 버스노선을 조정해 철도 이용수요를 늘리고 주변 개발계획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서울시 철도사업은 서울시 혼자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장기간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특정 시장의 사업이 아니라 서울시의회와 자치구, 지역 주민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는 도시철도 노선이 통과하는 자치단체장들도 참석해 지역의 사업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과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직접 발언에 나서 도시철도망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포구에서는 김기덕 서울시의원, 채우진 서울시의원, 최은하 마포구의회 의장, 백남환 마포구의원도 주민들과 함께 참석해 힘을 보탰다.

특히 마포구는 이번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의 핵심 이해관계 지역 중 하나다. 마포구에는 대장홍대선과 강북횡단선이 포함돼 있으며, 상암동은 DMC와 월드컵공원 등 대규모 개발에도 불구하고 마포구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도시철도 접근성이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날 공청회에서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대장홍대선과 강북횡단선의 차질 없는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며 상암동 등 철도 소외지역의 교통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강북횡단선 차량기지를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 설치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구청장은 주민 생활환경과 공원 기능 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차량기지의 대체 부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 역시 평화의공원 차량기지 계획에 반대 의견을 밝히며 "철도망 확충은 필요하지만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희생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서대문구에서 참석한 한 주민은 "우리 지역은 구청장도, 시의원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정작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정치권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시민들의 관심은 발표 내용보다도 '역사가 어디에 들어서느냐'에 집중됐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역사 위치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서울시는 "우선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노선이 확정된 뒤 수요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역사를 배치하게 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했다.

결국 주민들이 기대했던 구체적인 역사 위치나 일정에 대한 확답은 나오지 않았다. 공청회가 끝난 뒤 행사장을 나서는 일부 주민들은 "오늘도 확답은 없었다", "결국 정치쇼 아니냐"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번 공청회는 서울시가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지만, 주민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서울시가 앞으로 예비타당성조사와 국토교통부 승인 등 후속 절차를 거쳐 계획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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