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새로운 슬로건과 상징물 교체에 나서는 가운데 충청남도가 기존 간판과 집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절약 행정'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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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충청남도 홈페이지 |
충남도에 따르면 박수현 충남지사는 전임 김태흠 지사의 도정 비전인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간판을 상당수 그대로 유지하고, 도지사 집무실 집기와 관용차까지 물려받아 사용하기로 했다.
특히 도청 곳곳에 설치된 도정 비전 간판은 새 슬로건인 '통(通)하는 충남'이 출범했음에도 즉시 철거하지 않았다. 이는 전임 도정의 성과를 인정하면서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줄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좋은 문구인데 왜 바꾸나"…도정 계승 선언
박 지사는 취임 전부터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좋은 문구 아니냐"며 비전 간판 교체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취임사에서도 "복지충남, 힘쎈충남 모두 당시 도민의 요구에 응답한 정책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며 전임 도정의 성과를 계승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지사 집무실도 새롭게 꾸미지 않았다.
2012년 도청 이전 당시 구입한 책상과 회의테이블, 의자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2018년 등록한 도지사 전용 관용차도 계속 운행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 구입하기보다 수리해 사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간판 교체만 수억 원…CI까지 바꾸면 30억 원
충남도가 추산한 비용은 적지 않다.
도 관계자는 간판 철거와 재설치에만 수억 원이 필요하며, 각종 CI와 인쇄물 등을 모두 교체할 경우 약 30억 원 안팎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재정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절약을 넘어 "새로 만드는 것이 항상 좋은 행정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마포구에도 던지는 시사점
충남도의 사례는 마포구에도 여러 시사점을 준다.
민선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슬로건과 홍보물, 현수막, 안내판, 각종 디자인을 교체하는 것은 전국 지방정부에서 흔히 반복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간판의 문구보다 실제 행정서비스의 변화다.
특히 지방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얼마나 새롭게 꾸몄는가"보다 "얼마나 예산을 아꼈는가"를 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마포구 역시 새로운 브랜드와 정책 홍보도 중요하지만, 기존 시설과 홍보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절약 행정'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절감한 예산은 오히려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 투입하는 것이 행정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정책의 연속성이다.
지방선거는 정권교체이지 행정의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임 구청장이 추진한 정책이라도 주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어가는 것이 행정의 안정성과 신뢰를 높인다. 반대로 새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 정책을 모두 바꾸는 것은 예산 낭비와 행정 공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충남도의 선택은 단순히 집기를 재사용한 사례가 아니라, '성과는 계승하고 예산은 아끼겠다'는 행정 철학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