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도시 개발의 열쇠, TOD의 국내외 현황과 과제
    • 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 대중교통지향개발),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의 대안으로 부상
    • 현대 도시는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 집중으로 교통 체증, 환경 오염, 도시 스프롤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TOD(Transit Oriented Development, 대중교통지향개발)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TOD는 단순히 역세권 개발을 넘어서 자동차 의존도를 줄이고, 보행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공간을 만드는 포괄적인 개발 방식이다.

      홍콩: MTR 중심의 통합적 TOD
      홍콩은 제한된 토지와 높은 인구밀도라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철도(MTR) 중심의 TOD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홍콩의 MTR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는 교통 인프라와 부동산 개발을 통합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홍콩역, 구룡역 등 주요 역사는 단순한 환승 공간을 넘어 쇼핑몰, 호텔, 오피스, 공원이 집약된 복합 도심으로 기능한다. 특히 MTR이 역 주변 토지 개발권과 공중권을 직접 운영하며,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철도망 확장과 유지보수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국내 대중교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 민관 협력을 통한 혁신적 재개발
      일본은 민영 철도회사의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TOD 모델을 발전시켜왔다. 도쿄역과 신주쿠역은 다양한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을 역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환승의 편리함과 상업적 활력을 동시에 창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시부야역의 '100년 만의 대개조' 프로젝트다. 2027년까지 진행되는 이 대규모 재개발은 단순한 상업시설 확장을 넘어 이동성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개 철도노선이 교차하는 복잡한 환승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어반 코어'라는 수직·수평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하부터 공중까지 이어지는 입체적인 보행 공간을 조성했다.

      자동차 억제 정책의 중요성
      홍콩과 일본의 TOD 성공에는 강력한 자동차 억제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다. 홍콩은 신차 구매 시 차량 가격의 40~115%에 달하는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주차 공간을 부동산처럼 매매하거나 임대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일본은 1962년부터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하여 차량 구매 전 주차 공간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린 TOD: 환경과 교통의 융합
      최근에는 TOD에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친화적 요소를 결합한 '그린 TOD'도 등장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하마비 허스타드'는 슬럼화된 공업지역을 친환경 저탄소 도시로 탈바꿈시킨 대표적 사례다. 트램 중심의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고, 차량 공유 서비스, 자전거 도로, 수상택시 등 다양한 친환경 교통수단을 통합하여 주민들의 자동차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한국의 TOD 현황과 과제

      서울역 일대 재구조화 프로젝트
      서울시는 현재 서울역 일대의 대규모 재구조화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역 광장 확대, 버스환승센터와 철도의 지하화를 통한 보행 환경 개선, 지상 공간의 효율적 활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관련 용역이 내년 중 완료될 예정으로, 서울 도심의 교통 허브이자 도시 재생의 상징적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2024 도시공간정책 국제컨퍼런스 자료집
      출처 - 2024 도시공간정책 국제컨퍼런스 자료집

      공공 주도 vs 민관 협력의 딜레마
      국내 TOD의 특징 중 하나는 공공 부문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의 민영 철도회사 주도 모델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영역의 자원과 여력 한계를 고려할 때, 새로운 도시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TOD 발전을 위해서는 몇 가지 구조적 과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수익성 확보 메커니즘의 부재다. 홍콩의 MTR처럼 교통 운영과 부동산 개발을 연계한 통합적 수익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자동차 중심의 도시 구조와 문화다. 강력한 자동차 억제 정책 없이는 TOD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셋째, 민관 협력 체계의 미비다. 공공의 계획과 민간의 투자가 효율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

      TOD는 단순한 교통 중심 개발을 넘어 스마트 시티 기술과 결합하며 진화하고 있다. IoT,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한 지능형 교통 시스템,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 공유 경제 플랫폼 등이 TOD 공간에 통합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 전 지구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그린 TOD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재생 에너지, 친환경 건축 자재, 순환 경제 원리 등이 TOD 개발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한 도시 미래를 위한 전략적 접근
      TOD는 현대 도시가 직면한 복합적 문제들에 대한 통합적 해결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홍콩과 일본의 성공 사례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 구축을 넘어선 도시 생태계 전반의 혁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국도 서울역 재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TO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 재정립, 자동차 중심 문화의 전환,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의 개발 등이 선결되어야 한다.
      미래 도시는 단순히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 아니라,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생태계가 되어야 한다. TOD는 이러한 미래 도시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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