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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동거, 구청장은 바뀌었는데 기관장은 그대로

2026-07-05 11:18 | 입력 : 마포저널

마포구도 '임기 일치' 제도 도입할까
경기도, 산하기관장 임기 도지사와 연계… 정책 추진력 vs 기관 독립성 논란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새로운 정책과 조직 개편이 시작됐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도 쉽게 바뀌지 않는 자리가 있다. 전임 단체장이 임명한 산하기관장이다.

새로운 단체장은 주민의 선택을 받아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 하지만, 산하기관장은 법률이나 정관에 따라 보장된 임기를 수행한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에서는 선거가 끝날 때마다 '알박기 인사' 논란과 기관장 거취 문제가 반복돼 왔다.

단체장은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기관장은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다. 서로의 입장은 모두 정당하지만 함께 일해야 하는 현실. 지방자치의 가장 오래된 과제 가운데 하나인 이 '불편한 동거'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가 선택한 '임기 일치'

경기도는 올해 '경기도 출자·출연 기관의 장의 임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도지사와 출자·출연기관장의 임기를 연계했다.

조례에 따르면 기관장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다만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면 기존 기관장의 임기는 남은 기간과 관계없이 신임 도지사의 임기 시작 전날 종료된다. 다만 인수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후임 기관장이 임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도 뒀다.
적용 대상은 상위 법령에서 임기를 별도로 정하지 않은 16개 출자·출연기관이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아트센터 등이 포함된다.
경기도의회는 반복되는 인사 갈등을 줄이고 도지사와 정책 철학을 공유하는 기관장을 통해 도정의 일관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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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광역자치단체로는 여덟번 째로 조례를 제정했다. (경기도 출자·출연 기관의 장의 임기에 관한 조례안 검토보고서 2025년 4월 11일)

광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같은 제도는 광역자치단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초자치단체에서도 같은 취지의 조례가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와 안산시가 먼저 관련 조례를 시행했고, 오산시도 시장과 출자·출연기관장의 임기를 연계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오산시는 당시 "안산시와 이천시에 이어 경기도 내 세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오산시 조례 역시 시장이 임명하는 출자·출연기관장의 임기를 시장의 임기와 연계해 시장이 바뀌면 기관장 임기도 함께 종료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지방공기업법 적용 대상은 제외해 법적 충돌을 피했다.

이는 '기관장 임기 일치'가 더 이상 경기도만의 실험이 아니라, 기초지방자치단체까지 확산되고 있는 지방행정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찬성 "책임정치" vs 반대 "기관 독립성"

찬성 측은 주민이 선출한 단체장이 자신의 철학에 맞는 기관장과 함께 일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다고 본다. 공약을 실현할 책임은 단체장에게 있는데, 주요 기관장이 전임 단체장의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행정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반대 측은 공공기관은 정치조직이 아니라 전문기관이라고 주장한다.
경기도 집행부 역시 조례 심의 과정에서 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으며, 단체장 임기 말 기관장 공석이 발생할 경우 적임자를 구하기 어려워 행정 연속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을 교체하는 구조가 자칫 정치적 성향에 따른 '낙하산 인사'를 제도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 논란은 넘었지만 과제는 남아

법제처는 지방출자출연법에서 기관장 임기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만큼 조례로 임기를 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대구, 부산, 광주, 대전, 울산, 충남, 경남에 이어 경기도도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지방공기업법이 적용되는 지방공사·공단은 법률에서 임기를 규정하고 있어 조례로 단축할 수 없다는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마포구도 논의가 필요한 시점

마포구 역시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구정 슬로건과 정책 방향, 조직 운영 방식 전반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산하기관과 출연기관의 기관장들은 대부분 임기가 보장된다. 결국 새로운 구청장은 전임 구청장이 임명한 기관장들과 함께 구정을 운영해야 한다.
이는 행정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주민이 선거를 통해 선택한 새로운 행정 철학이 충분히 구현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기관장 임기를 구청장과 일치시키면 정책 추진력은 높아질 수 있지만 공공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는다.
이미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제도를 도입한 만큼, 이제 논의의 초점은 '도입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장치를 두고 도입할 것이냐'로 옮겨가고 있다.

마포구 역시 산하기관의 독립성과 정책 책임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이제는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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