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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감시받는 선거, 사소한 위반이 치명상이 되는 이유

2026-05-29 07:48 | 입력 : 마포저널

유세차 위치 하나, 말실수 한마디도 기록되는 시대… 유권자는 결국 투표로 정치인을 평가한다

선거의 계절이다.
6월 초 선거는 5월의 선거운동 기간과 맞물린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지만, 하루 종일 거리를 누비는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에게는 결국 더위와 체력전의 시간이다.

지지자들의 응원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반대편의 야유일 때가 있다.
왜냐하면 선거운동복을 벗으면 결국 모두 같은 동네 이웃이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던 사람이고, 아이 학교 학부모일 수도 있으며, 동네 체육시설에서 인사를 나누던 주민일 수도 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선거기간에는 가장 위험한 생각

그래서 선거캠프가 마지막까지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의외로 ‘사소해 보이는 선거법 위반’이다.

큰 위반은 누구나 안다. 금품 제공이나 불법 동원 같은 문제는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아주 작은 글씨로 적힌 세부 규정이 더 위험하다. 단속 공무원도 끝까지 살펴야 하고, 선거캠프 역시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부분이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말실수 하나도 곧바로 기사 제목이 된다. 평상시 같으면 “그 정도 말은 할 수도 있지” 하고 지나갈 표현도, 선거철에는 감시와 공격의 소재가 된다.

최근 마포구 한 후보자의 ‘서소문 참사’ 관련 발언 역시 논란이 됐다. 본인은 현안의 심각성을 강조하려 했을 수도 있지만, 표현의 강도와 단어 선택은 선거기간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됐다. 결국 해당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되었다.

후보자들 역시 이런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안다.
선거철이 되면 식사 자리에서도 유난히 조심한다. 누군가 대신 계산하는 모습이 찍히거나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보자들이 직접 지갑을 꺼내 자기 식사값을 계산하는 장면도 흔하다. 작은 행동 하나가 ‘향응 제공’이나 ‘부적절한 접대’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긴, 폭우 속 안전점검이 이슈가 된 상황에서 식당에서 전을 먹는 사진을 스스로 올렸던 정치 문화다. 이제는 무엇이든 기록되고, 무엇이든 소비된다.

지역 커뮤니티 시대, 모든 행동이 제보가 된다

요즘은 지역 커뮤니티와 단체방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얼마 전에는 출근 시간 건널목 앞을 선거운동원들이 가로막고 있다는 주민 불만도 지역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바쁜 출근 시간, 횡단보도 앞에서 피켓과 인사 동선이 겹치며 시민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선거운동원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고 싶었겠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아침 출근길을 방해받는 순간 불쾌감으로 남는다. 선거운동은 결국 시민의 표를 얻기 위한 행위인데, 시민의 일상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한 후보 유세차 운전자가 차도에 차량을 세워두고 흡연과 무단투기를 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에 공유된 일도 있었다. 경의선숲길 인근이어서 평소 거리 환경에 민감한 주민들이 더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이다.

선거철 가장 예민한 숫자, ‘100미터’

사전투표 첫날이던 오늘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사전투표소 100미터 이내에서는 확성장치 사용과 선거운동이 엄격히 제한된다. 후보자 홍보물이 부착된 유세차 역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구역이다.

오전 5시 14분, 지역 단체채팅방에는 “사전투표소 바로 앞에 유세차가 있다”는 사진이 올라왔다. 순간 “사전투표 시작은 오전 6시니까 아직 괜찮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곧 현장으로 가봤다. 처음 찍혔던 유세차는 이미 사라졌고, 다른 차량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2026년 5월 29일 오전 5시 14분에 찍힌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차
2026년 5월 29일 오전 5시 14분에 찍힌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차. 신수동 주민센터는 마포구 사전투표소 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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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시작 직전인 오전 5시 51분과 시작 이후인 오전 6시 7분에 각각 촬영된 사진. 사전투표 개시 시간인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상황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두 시점의 사진을 함께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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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제58조의2(투표참여 권유활동)는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의 투표참여 권유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며, 선관위는 이를 근거로 투표소 주변 선거운동을 폭넓게 제한해 해석하고 있다.사전투표소 100m 안에서는 선거운동, 확성장치 사용, 후보자 홍보 활동 등이 제한된다. 따라서 후보자 사진·기호·정당명이 붙은 유세차를 사실상 선거운동 효과가 나도록 세워두는 행위는 문제 소지가 크다. 특히 확성기를 켜거나 선거음악·연설을 송출하면 명백한 위반 가능성이 높다.
그 유세차 운전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몰랐을까.
만약 몰랐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후보자 개인의 책임일까, 캠프 실무진의 책임일까, 아니면 선거운동교육 체계의 문제일까.

선거철이 되면 평소엔 무심히 지나치던 ‘100미터’가 가장 예민한 숫자가 된다. 지난해 대선 때 용강동 사전투표소 주변에서는 각 정당 관계자들이 거리재기 앱까지 동원해 유세 가능 구역을 확인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만큼 선거는 작은 거리 차이, 작은 행동 하나에도 민감한 싸움이다.

평소엔 약한 유권자, 선거 때 가장 강해진다

사실 유권자들은 평상시에는 힘이 크지 않다.

민원을 넣어도 답이 없고, 지역 현안은 몇 년씩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주민설명회는 형식적으로 끝나고, 행정기관과 정치권은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만큼은 다르다.
정치인이 가장 낮은 자세로 주민 앞에 서는 시기이고, 유권자가 가장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이다. 결국 유권자는 투표로 말한다.

특히 지방선거는 더욱 그렇다.
국가적 이념보다 생활 문제가 더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집 앞 도로, 학교, 공원, 재개발, 교통, 쓰레기 문제 같은 생활 현안을 해결해줄 사람을 주민들은 뽑고 싶어 한다.

“왜 주민이 계속 싸워야 하나”… 상암동 소각장 논란이 남긴 질문

상암동 소각장 문제를 둘러싼 주민 단체채팅방에서도 비슷한 말이 자주 나온다.

“왜 주민들이 계속 나서야 하느냐.”
“정치인을 제대로 뽑아서 그 사람들이 일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 말에는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들의 피로감과 기대가 동시에 담겨 있다.
행정을 감시하는 것도 시민의 역할이지만, 결국 주민들은 ‘계속 싸우는 시민’보다 ‘제대로 일하는 대표자’를 원한다.

그래서 선거기간의 태도는 중요하다.
유세 현장에서의 작은 행동 하나, 선거법을 대하는 자세 하나가 결국은 “저 사람이 공적 권한을 맡았을 때도 원칙을 지킬 사람인가”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선거가 끝나면 다시 모두 같은 동네 사람으로 돌아간다.
같은 골목을 걷고 같은 상권을 이용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더욱 선거는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존중하며, 규칙 안에서 치러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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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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