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버스(리버버스) 도입 사업’이 총사업비를 인위적으로 축소해 중앙정부 투자심사를 회피하고, 경제성 분석까지 왜곡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사업 추진 전반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선착장 조성 비용 212억 원만을 사업비로 산정해 자체 투자심사로 사업을 의결했다. 그러나 민간이 부담하는 선박 도입비와 운영 관련 비용 등을 포함할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최소 563억 원에서 최대 1,54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지방재정법상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사업은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와 전문기관의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선착장과 선박을 별개 사업으로 분리해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기능적·물리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사업을 인위적으로 분리해 중앙투자심사를 회피한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제성 분석 역시 문제가 된 핵심 지점이다. 서울시립대학교가 수행한 타당성 조사에서는 비용 산정 시 선박 구입비를 제외하면서도, 편익에는 교통 개선 효과와 관광 유발 효과를 폭넓게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운항에 따른 손실 가능성 등 불리한 요소는 분석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산출된 비용 대비 편익(B/C) 값은 1차 심사에서 2.58, 최종 보고서에서도 1.56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사원은 비용과 편익 항목이 일관되게 대응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경제성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판단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 절차가 뒤바뀐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는 타당성 조사에 착수하기 전 이미 운영사업자 공모를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고, 이후 실시협약까지 체결했다. 정작 타당성 조사 결과는 주요 의사결정이 끝난 뒤에야 도출됐다.
투자심사 과정에서도 외부 위원들이 “기본 구상 단계에서의 심사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지만, 내부에서는 “서울시 역점사업인 만큼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선착장은 범용 공공시설이고 선박 도입은 민간 영역이므로 별도 사업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동일한 추진계획 아래 시설과 운영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감사 결과는 한강버스 사업이 단순한 행정 절차상의 미비를 넘어, 사업 구조 설계 단계부터 투자심사 회피와 경제성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설계된 사업’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향후 실제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운영 적자에 대한 재정 부담이 결국 시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