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엔 "삭감 이의 없다"더니... 여당 의원 거들자 "대안 있나" 말 바꿔 주민들 "소송 핑계로 예산 살려줘... 지역구 의원이 서울시 대변하나"
마포구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예산이 국회 문턱에서 기사회생했다. 야당의 전액 삭감 공세 속에서 해당 예산의 생명줄을 연장시킨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마포를 지역구로 둔 조정훈 의원(국민의힘)이었다.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조 의원은 당초 해당 예산 처리에 대해 야당과 뜻을 같이하는 듯했다. 그는 동료 의원들이 삭감 의견을 내자 "삭감에 이의 없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지역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반전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같은 당 최형두, 강승규 의원 등이 ‘수도권 매립지 직매립 금지에 따른 대란 우려’를 들어 원안 유지를 주장하자 조 의원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조 의원은 돌연 "이 사업을 뼉을 내면(무산시키면) 대안이 있어야 한다"라며 "마포에 제2소각장을 짓지 않으면 서울 북부 전반에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다"라고 삭감 반대 논리를 폈다. 불과 몇 분 전 "삭감 동의"를 외치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힘든 논리 전개였다.
특히 조 의원은 "이 5억 원은 마포 상암동에 쓰지 않으면 서울이나 경기 어딘가에 설치해야 되는 예산"이라며 사실상 마포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위원장에게 "보류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야당 측 임미애 의원이 "주민 의사와 무관하게 지역이 콕 찍힌 예산은 삭감하고, 소송이 끝난 뒤 편성하는 것이 맞다"라고 맞섰지만 , 조 의원은 "소송 중이라는 건 위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서울시의 행정 절차를 옹호하는 듯한 방어막까지 쳤다.
결국 위원장은 조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 안건을 ‘삭감’이 아닌 ‘보류’ 처리했다. 보류된 안건은 속기록조차 남지 않는 비공개 회의체인 ‘소소위’로 넘어가 여야 간사 간 밀실 협의를 통해 되살아날 가능성이 커졌다. 조 의원 스스로도 "소소위 때 의견을 자세히 드리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지역 정가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마포구의 한 주민은 "입지 선정 자체가 무효라며 싸우고 있는데,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안이 없다'며 예산을 지켜준 꼴"이라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의원인지 모르겠다"라고 성토했다.
주민들의 절박한 '백지화' 요구와 서울시의 '강행' 의지 사이에서, 조정훈 의원의 오락가락한 '보류' 결정이 어떤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포구 주민들은 국민의힘 조정훈의원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하는 문자행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