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광역자원회수시설(추가 소각장) 입지결정고시 처분 취소소송(2025누5904)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1심에 이어 주민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2월 12일 선고에서 입지결정 과정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고 처분을 취소한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시가 위법이 있더라도 공공복리를 이유로 처분을 유지해 달라고 주장한 ‘사정판결’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서울특별시의 추가 소각장 추진 계획은 다시 중대한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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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 자원 회수시설 - AI 이미지 생성 |
“절차적 정당성 결여”…공익 논리보다 법치 원칙
재판의 쟁점은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평가·고시 절차의 적법성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공공복리 필요성을 앞세워 위법을 덮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대형 환경 인프라 사업일수록 절차적 민주성과 법적 정당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기준을 재확인했다.
현재 상암동에 위치한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서울 서북권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소각시설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측은 “환경 부담의 과도한 지역 집중”과 “일방적 행정”을 문제 삼아 왔다.
민주당 “3년 반 투쟁의 승리”…오세훈 시장 사과 촉구
항소심 판결 직후 더불어민주당 마포구 시·구의원들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패소를 공식화했다 .
서울시의회 김기덕 의원은 “2022년 8월 31일 서울시의 일방적 발표는 마포구민에게 날벼락과 같았다”며 “주민과 사전 협의 한 차례 없이 마포를 최적지로 낙점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 .
그는 “위법하게 구성된 위원회와 형식적 의견 수렴 절차가 법치주의 원칙 앞에 무너졌다”며 ▲대법원 상고 즉각 포기 ▲추가 소각장 건립 계획 전면 백지화 ▲오세훈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
국민의힘도 “상고 포기”…여야 한목소리 압박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 함운경) 역시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항소심에서도 주민이 승리했다”며 서울시에 상고 포기를 촉구했다 .
이들은 “사정판결 주장은 이유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강조하며 ▲대법원 상고 포기 ▲추가 소각장 건설 철회 ▲제로웨이스트 운동 동참 ▲공동이용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
여야가 동시에 서울시를 향해 ‘상고 포기’를 요구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되면서, 정치적 부담 역시 커진 모양새다.
지역사회 “환영 속 신중론”…해법은 남았다
상암동 주민들은 “뒤늦었지만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장기간 농성과 집회에 참여해 온 주민들은 “행정이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결국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폐기물 처리 수요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반대를 넘어 대안적 감량 정책과 자원순환 체계 재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주민들은 “소각장 문제로 지역 이미지가 장기간 소모된 만큼, 서울시와 마포구가 이제는 협의 구조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판결은 주민 참여 없는 일방 행정에 대한 경고”라며 “상고로 시간을 끌기보다 감량 중심 정책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선택은…‘상고’냐 ‘전면 재검토’냐
이제 공은 서울시로 넘어갔다. 대법원 상고를 선택할 경우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상고를 포기하면 추가 소각장 계획은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 수순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환경 인프라 확충이라는 정책 목표와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충돌할 때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를 분명히 했다. 서울시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마포 추가 소각장 논란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