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정책 모두 공급 확대를 지향하지만 추진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을 넓히고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면,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기존 정비사업의 인허가와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
서울시가 정비사업 추진 실적을 평가해 자치구와 조합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도 이런 정책 방향의 연장선이다. 정비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급 확대와 조기 착공, 서울시는 정비사업 실행력에 집중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공급 속도 제고로 요약된다. 공공택지 개발뿐 아니라 도심 유휴부지 활용, 공공주택 공급,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공급이 계획 발표에 그치지 않도록 착공과 분양, 입주 등 실제 공급 단계별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인허가 지연 등 현장의 장애 요인을 해소하고 공급 일정을 앞당기는 것도 주요 과제다. 지난 10월에는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시작해 공급 실적과 향후 추진 일정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시 역시 공급 확대를 위한 실행력 강화에 나섰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31만 호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 추진 절차를 앞당기고,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행정 처리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을 곧바로 경쟁 관계로 볼 수는 없다. 주택공급 확대라는 큰 방향은 같지만, 정부는 수도권 전반의 공급 기반과 제도 개선을 다루고 서울시는 서울시 관할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와 현장 관리를 맡는다는 점에서 역할과 정책 수단이 다르다.
서울시, 자치구 평가로 정비사업 속도 관리
서울시는 이번에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정비사업 자치구 종합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우수 자치구 5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평가 대상은 2026년 9월 기준 시·구 공정촉진회의에서 집중 관리 중인 재개발·재건축 등 522개 사업장이다. 평가 기간은 2025년부터 2026년 10월까지이며, 5개 분야 11개 항목을 기준으로 정량평가 70점과 정성평가 30점을 합산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인허가 처리기간에 높은 배점을 둔 점이다. 전체 평가에서 표준처리기한 준수와 단계별 인허가 처리기간에 60점이 배정됐다. 서울시가 제시한 표준처리기한은 조합설립인가 30일, 사업시행계획인가 90일, 관리처분계획인가 180일이다.
조직관리와 역량 강화에는 최대 20점의 가점을 주고, 정비사업 정보공개 시스템인 ‘정비사업 정보몽땅’의 정보공개가 미흡하면 최대 10점을 감점한다. 갈등관리와 적극행정, 서울시 정책 실행 우수사례도 정성평가에 반영한다.
서울시는 12월 우수 자치구 5곳을 발표하고 기관과 직원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2027년 정비사업 보조금 지원에서도 우대한다. 재개발·재건축·모아주택 분야에서 우수 조합 10곳도 선정해 표창할 계획이다. 이 평가는 매년 정례화할 방침이다.
마포구, 사업 속도와 주민 권익을 함께 살펴야
마포구에도 정비사업 추진은 중요한 지역 현안이다. 현재 마포구에는 7개 모아타운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속도 관리 정책이 본격화되면 구청의 사업장별 관리와 행정 대응 역량도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정비사업의 속도만으로 정책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업장마다 주민 동의와 이해관계, 사업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과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갈등을 조정하는 일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정비사업은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공급이라는 공익적 목표를 갖지만, 그 과정에서 주민의 재산권과 주거 안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업 추진 과정의 정보공개와 의사결정의 투명성, 기반시설 확충과 이주 대책 등도 함께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서울시의 이번 평가는 자치구의 행정 처리 속도를 수치로 관리하고 사업 추진을 독려하는 방식이다. 이제 마포구가 살펴야 할 것은 평가 점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사업장의 실제 지연 요인을 파악해 행정 지원과 주민 소통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다.
주택공급 정책의 성과는 착공 목표를 얼마나 빨리 달성했는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공급된 주택이 지역의 주거환경과 주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함께 평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