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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회는 누구의 것인가…조례를 만들었던 주민들이 다시 모인 이유

2026-11-07 19:46 | 입력 : 마포저널

서대문구 주민들과 조례 제정 및 협의 경험 공유…동별 회원 모집과 주민 참여 확대 논의

주민자치회가 다시 출범한다고 해서 주민자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위원을 모집하고 조직을 구성하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결정하며, 그 결정이 행정과 예산에 반영될 수 있어야 비로소 주민자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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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주민자치회에 직접 참여했거나 그동안의 추진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주민들과 만나 주민자치회 조례 제정 과정과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향후 주민 참여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6일, 한정민 (사)시민이함께하는 메가시티연구소 사무총장은 서대문구 주민자치회를 처음 만들어가는 과정에 함께했던 지역 주민들과 만났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주민자치회 조례를 마련하고 협의했던 경험을 공유하는 한편, 새롭게 출범하는 주민자치회의 운영 방향과 각 동의 회원 모집, 주민 참여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4년간 중단됐던 서대문구 주민자치회가 다시 출범하는 시점에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고, 주민자치가 행정의 사업이나 일부 위원들의 활동에 머물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4년 만에 다시 출범한 서대문구 주민자치회

서대문구 주민자치회는 2018년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5개 동에서 시작해 2020년 14개 전 동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2022년 11월 위원 임기가 종료되면서 활동이 중단됐고, 올해 4년 만에 다시 구성됐다.
출처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출처 - 서대문구청 홈페이지
서대문구가 2026년 8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주민자치회 위원 공개모집에는 1,004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904명이 주민자치학교 교육을 이수했으며, 신청자가 정원을 초과한 11개 동에서는 공개 추첨을 진행해 최종 705명을 선정했다.

최연소 위원은 24세, 최고령 위원은 86세로 세대 간 참여 폭도 넓어졌다. 서대문구는 11월 4일 7개 동 주민자치회 위촉식을 진행했으며, 11일 나머지 7개 동의 위촉식을 마칠 예정이다.

이번 재출범에서 주목할 부분은 주민총회에서 결정한 자치계획을 구청장에게 제출하면 2개월 이내에 반영 여부를 공식 회신하도록 한 것이다. 주민자치회 위원이 아닌 주민도 분과위원회에 참여해 의견을 내고 의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주민의 의견이 단순한 건의에 그치지 않고 행정의 공식적인 검토와 답변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연결고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례에 무엇을 담느냐가 주민자치의 범위를 결정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주제 중 하나는 주민자치회 조례를 협의했던 과정이다.

주민자치회는 단순히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조직이 아니다.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며,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주민자치의 기반이다.

따라서 조례를 만드는 과정에서 위원의 자격과 구성 방식, 교육, 의사결정 구조, 재정 지원 등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주민자치회의 역할과 권한은 달라질 수 있다.

참석자들은 주민자치학교 교육시간을 기존 6시간에서 4시간으로 조정하는 문제, 위원 구성 인원과 대표성, 주민자치회에 참여할 수 있는 주민의 범위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주민자치회가 특정 인물이나 일부 적극적인 주민들만의 조직으로 굳어지지 않으려면 참여의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생활권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주민자치회의 대표성은 위원 숫자만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위원으로 선정되지 않은 주민도 지역의 의제를 발굴하고 사업을 논의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주민의 의견을 듣고 이를 실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한 이유다.

주민이 결정해도 예산이 없다면 실행할 수 없다

주민자치회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재정과 사업 실행력도 중요한 과제다.

간담회에서는 주민세 환원과 주민참여예산, 지역사업 예산 확보 방안도 논의됐다. 주민들이 지역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결정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재원이 없다면 주민자치회의 역할은 제안이나 의견 전달에 머물 수밖에 없다.

주민자치회가 마을축제와 같은 소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도 중요하다.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업도 있지만, 교통·환경·복지 등 규모가 큰 지역 현안은 행정의 협력과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대문구는 주민총회에서 결정한 지역 의제를 주민참여예산과 서울시 공모사업 등에 연계해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정기회의 참석 수당과 동별 간사 운영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도 마련했다.

다만 제도적 장치가 실제 주민자치의 실행력으로 이어지려면 주민의 결정에 대한 행정의 책임 있는 답변뿐 아니라 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과 부서 간 협력도 확보돼야 한다.

주민자치회의 성패는 참여하는 주민에게 달렸다

이번 간담회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각 동 주민자치회의 구성과 회원 모집에 관한 논의다.

서대문구는 이번 공개모집에서 1,004명의 지원자를 확보했고, 최종 705명을 주민자치회 위원으로 선정했다. 높은 참여 의사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위원 모집이 끝났다고 주민자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위원으로 선정되지 않은 주민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 다양한 생활주민들이 주민자치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주민자치회가 행정의 사업을 대신 수행하는 조직이 되거나 일부 주민의 친목 모임으로 한정된다면 주민자치의 본래 취지는 약해질 수 있다.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찾아내고, 다양한 주민의 의견을 모아 해결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서대문구는 2028년부터 주민의 추천을 동장 임명 과정에 반영하는 '주민추천 동장제'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7월 개정한 주민자치회 설치·운영 조례에 특별위원회 설치 근거를 마련했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운영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다.

주민자치회의 역할이 지역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서 나아가 행정의 운영 과정에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정민 사무총장과 서대문구 주민들의 이번 만남은 주민자치회를 처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주민자치회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민이 주인이 되고 자치가 실현되는 진정한 주민자치는 과연 가능한가. 이번 만남은 그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 주민자치교육을 진행하고 주민발안을 통해 주민자치회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한 사무총장은 "이번 간담회가 먼저 그 과정을 경험한 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의 활동을 준비하는 데 소중한 힌트를 얻는 자리였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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