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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공급,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시민에게 도착하나’

2026-08-24 15:41 | 입력 : 마포저널

서울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모아주택 4만호 추진…계획에서 실행으로 무게중심 이동
착공은 시작일 뿐…준공·입주까지 걸리는 시간과 적정 가격·주거 형태가 정책 성패 가른다

서울의 주택공급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집값과 전월세 불안을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공급 목표를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호를 착공하고 2035년까지 37만7천호를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최근에는 3년 안에 착공할 수 있는 핵심공급 전략사업 85곳, 약 8만5천호를 선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자치구별 정비사업 실행력도 평가한다. 공급정책의 중심이 ‘계획 수립’에서 ‘사업 실행’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모아주택 정책도 같은 흐름에 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모아주택 4만호를 착공하고, 2030년까지 모아통합기획 후보지 100곳을 선정해 추가 12만호 규모의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에서는 모아타운 137곳이 추진되고 있으며 약 13만호의 공급 기반이 마련됐다. 모아주택은 156곳, 약 4만3천호 규모가 조합설립 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마치고 착공을 앞둔 물량은 34곳, 약 5천호다.

‘6년에서 4.5년’…사업 속도 높이는 모아통합기획

서울시는 모아주택 사업기간을 줄이기 위해 ‘모아통합기획’을 도입한다.

공공·전문가·주민이 처음부터 함께 계획을 세우고 관리계획 수립과 조합설립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후보지 선정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약 6년에서 4.5년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사업이 지연되는 곳에는 ‘찾아가는 신속해결지원단’을 투입한다. 건축·정비·법률·회계·감정평가·갈등관리·건설사업관리 등 7개 분야 전문가가 사업 지연 원인을 점검한다.

공사비 분쟁을 줄이기 위한 검증체계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모아주택 공사비 검증 근거를 조례로 마련하고 SH를 통해 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입자 보호와 표준정관, 표준공사계약서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공공지원도 강화한다.

그러나 착공이 곧 입주는 아니다

여기서 주택공급 정책의 시간표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제시하는 31만호는 ‘착공’ 목표다. 시민이 실제로 집을 이용하는 시점은 준공과 입주다. 서울시 역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과 2035년까지 37만7천호 준공이라는 별도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주택사업은 후보지 선정에서 관리계획, 조합설립, 인허가, 착공, 준공, 입주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사업기간을 단축한다고 해도 정책 발표와 시민의 실제 입주 사이에는 시간차가 생긴다.

집값 안정 효과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수요가 많은 지역에 공급을 집중해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공급이 시장에 도착한 뒤 확인할 수 있다. 금리와 대출규제, 건설비, 분양가, 인구와 지역별 수요 등 다른 변수도 함께 작용한다.

‘몇 호’보다 중요한 질문

주택정책의 성패를 공급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공급계획이 아니라 실제 거주할 수 있는 집이다.

언제 입주할 수 있는가.
어떤 면적과 형태인가.
분양가와 임대료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가.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자 등 실제 수요자가 원하는 집인가.
기존 주민과 세입자는 사업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해야 공급정책이 주거정책이 된다.

서울시가 이번 모아주택 정책에서 ‘착공’을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4만호 착공을 목표로 하고, 서울시와 자치구가 참여하는 신속착공 공정회의를 정례화한다. 사업구역별 공정촉진책임관도 지정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발표된 숫자가 아니다. 계획된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지, 착공된 사업이 준공과 입주까지 연결되는지다.

서울의 주택정책은 지금 ‘공급 확대’에서 ‘공급 실행’으로 넘어가고 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경쟁해야 할 대상도 더 큰 숫자만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집을 계획했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시민에게 필요한 집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하느냐.

앞으로 서울 주택정책의 성적표는 이 기준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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