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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은 더 이상 희생만 하는 도시가 되어선 안 된다"

2026-07-17 10:35 | 입력 : 마포저널

서부면허시험장 개발, 이제는 '지역주민 중심의 종합계획'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미래 첨단산업 복합거점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공동주택은 허용하지 않고 미래교통 연구시설과 첨단업무시설, 국제회의장(MICE), 호텔 등을 조성해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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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정부가 발표했던 3,500가구 공공주택 공급 계획이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 끝에 철회된 이후 처음 제시된 구체적인 개발 청사진이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상암동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개발 방향을 설명했다. 같은 날 오전 마포구청의 '주민과의 대화'가 열린 영향 등으로 참석 인원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지만, 설명회에서 나온 의견들은 분명했다.

주민들이 궁금해한 것은 개발 규모가 아니었다.

"상암동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번 설명회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자리였다.

상암은 서울의 발전을 위해 희생해 온 지역

상암동은 서울의 성장과 함께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과거 서울의 쓰레기를 처리하던 난지도는 생태복원을 통해 월드컵공원으로 다시 태어났고, 이후 DMC 조성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첨단산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상암동은 지금도 서울의 환경 부담을 감당하고 있다.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추가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 문제 역시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의 환경 기반시설을 오랫동안 받아들여 온 지역인 만큼, 주민들은 이번 서부운전면허시험장 개발이 단순한 부지 활용 사업이 아니라 환경 부담에 상응하는 투자와 지역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개발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암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아니다

설명회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교통이었다.

상암동은 출퇴근 시간 가양대교를 건너는 데만 30~40분이 걸리는 일이 흔하다. DMC 업무시설과 방송사, 월드컵경기장, 월드컵공원 이용객이 집중되면서 이미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여기에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 첨단업무시설과 MICE 시설이 들어서면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대규모 사람이 모이는 시설을 만들려면 지하철과 광역교통망부터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북횡단선 재추진과 대장홍대선 역사 계획 등 철도망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상암동만 개발되는 것도 아니다.

덕은지구와 국방대학교 부지 개발 등 주변 지역에서도 대규모 주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 공동주택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교통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상암 생활권 전체를 고려한 교통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개발은 또 다른 교통 혼잡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우려였다.

안전과 의료도 빠질 수 없다

개발부지와 인접한 초등학교의 통학 안전 역시 중요한 과제로 제기됐다.

업무시설과 국제회의장 등이 들어서면 차량과 보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대책과 보행환경 개선은 반드시 개발계획과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의료 인프라 확충도 주민들의 기대가 큰 분야다.

마포구는 그동안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에 종합병원 유치를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으며, 이번 설명회에서도 발표 측은 의료시설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상암동과 마포 북부권의 의료 접근성을 고려하면 종합병원은 주민들이 가장 기대하는 생활 기반시설 가운데 하나다.

신뢰도 개발의 중요한 요소

설명회에서는 발표를 맡은 용역사를 둘러싼 반응도 나왔다.

설명회를 진행한 업체는 D사였다.
이 업체는 마포자원회수시설 관련 사업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부 참석자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상암동이 현재 자원회수시설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개발계획의 내용뿐 아니라 추진 과정의 신뢰와 투명성 역시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제는 지역주민 중심의 종합계획이 필요하다

이번 설명회에는 상암동 개발의 역사를 함께해 온 지역 시의원과 구의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난지도 복원과 월드컵공원 조성, DMC 개발 과정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요구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교통망 확충과 종합병원 유치, 어린이 안전대책, 생활SOC 확충 등 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우선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번 발표는 개발계획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서울시는 주민설명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형식적으로 수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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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은 서울의 쓰레기를 감당했던 난지도에서 출발해 오늘날에도 서울의 환경 기반시설을 품고 살아가는 지역이다.

그렇기에 서부운전면허시험장 개발은 단순한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아니라, 서울이 환경 부담을 감당해 온 지역에 어떤 미래를 제시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지역주민 역시 무조건적인 찬성과 반대를 넘어 상암동에 필요한 시설과 도시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이제 서울시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계획을 넘어 교통과 의료, 안전, 생활환경을 함께 담아낸 '지역주민 중심의 종합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상암동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정한 개발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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