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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쓴 아빠, 이제는 자연스럽게"…구미시의 작은 캠페인이 던진 큰 메시지

2026-07-20 12:11 | 입력 : 마포저널

폭염 대응과 성평등을 한 번에…생활 속 고정관념 깨는 정책 눈길

"양산은 여자들이 쓰는 것."

한때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도 한여름이면 양산을 쓰고 출퇴근하는 남성 직장인이나 공원에서 산책하는 중장년 남성, 야외 근로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남성이 양산을 쓰는 것을 어색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경북 구미시가 '남성 양산 쓰기 캠페인'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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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에서 열린 '남성 양산쓰기 캠페인' 출처 - 구미시 홈페이지
구미시는 지난 18일 고아시니어스포츠파크에서 가족 단위 체험행사와 연계해 '양산은 여성만 사용하는 물건'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나 양산을 사용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양성평등 OX퀴즈와 4행시 이벤트를 통해 양산을 받고, 직접 착용한 사진을 SNS에 공유하며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번 캠페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폭염 대응과 양성평등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하나의 생활 실천으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여름철 폭염은 일상이 됐다. 양산은 햇빛을 차단해 체감온도를 낮추고 온열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대표적인 폭염 대응용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양산은 여성의 소지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남성들의 사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구미시는 이러한 고정관념 자체가 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보고 '양산 ON, 편견 OFF'라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건강을 지키는 행동에는 성별이 없다는 점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알리려는 시도다.

양성평등은 제도만이 아니라 생활문화

양성평등은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일상에서 특정 행동이나 역할을 남성과 여성 중 한쪽의 몫으로 규정하는 문화가 바뀔 때 비로소 생활 속 양성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남성의 육아 참여, 요리, 돌봄이나 여성의 공구 사용, 스포츠 활동처럼 과거 성별에 따라 구분되던 영역은 점차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남성의 양산 사용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어린 자녀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아이들에게도 '아빠도 양산을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서울도 생활밀착형 캠페인 검토할 만

서울에서도 남성의 양산 사용은 예전보다 확실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에만 맡기기보다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캠페인을 통해 폭염 대응 문화를 확산한다면 시민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폭염은 이제 재난으로 인식되는 시대다. 기후위기 적응 정책은 냉방시설이나 무더위쉼터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노력까지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

구미시의 이번 사례는 양산 하나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성평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실천한 사례다. 작은 생활문화의 변화가 시민의 건강을 지키고, 성별 고정관념을 허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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