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유동균 마포구청장의 민선 9기 취임식은 지역 각계각층 인사와 주민들이 대거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준비된 좌석이 모두 찰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자 구청은 청사 야외에 간이의자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실내에 입장하지 못한 참석자들도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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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행사장 안팎에는 축하객들로 북적였지만, 한편으로는 폭염 속 대규모 공공행사가 안고 있는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드러났다.
지방선거가 6월에 치러지는 만큼 취임식은 매년 7월 초 무더위와 겹친다. 이날 역시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참석자의 상당수는 지역 원로와 어르신들이었다. 고령층이 많은 행사 특성상 폭염 대응과 안전관리에 더욱 세심한 준비가 필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강당 수용 인원을 넘어서는 참석자가 몰리면서 청사 내부 동선이 한때 혼잡을 빚었다. 에스컬레이터 주변에서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올라온 참석자들이 곧바로 내리지 못하고 잠시 정체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다행히 안전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칫 넘어짐이나 압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안내를 맡은 공무원들이 배치됐지만, 많은 인파 속에서는 누가 안내요원인지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웠다. 형광 조끼나 완장 등 시인성이 높은 안전 표식을 착용했다면 참석자들의 이동을 보다 원활하게 유도하고 비상 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았다.
연로한 어머니와 은사 소개… 행사장 가득 메운 감동
이날 취임식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순간은 유 구청장이 연로한 어머니와 중학교 시절 은사 부부를 직접 소개하는 장면이었다.
유 구청장은 객석에 자리한 어머니와 은사 내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따뜻한 박수로 화답했다. 행사장에는 잠시 숙연하면서도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많은 참석자들이 감동을 받는 모습이었다. 정책 발표나 축사보다 인간적인 진심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남겼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시 뛰는 마포"… 민선 9기 청사진 제시
유 구청장은 이날 '다시 뛰는 마포! 함께하는 미래'를 민선 9기 비전으로 제시하며 생활환경 개선, AI 행정, 생애주기 복지, 문화·관광, 교육·청년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구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첫 결재로는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전담반(TF) 구성을 승인했으며, 생활체육시설 확충, AI 행정비서 '마포 브레인' 구축, 어르신밥상 제도화, 문화벨트 조성, 청년 창업 지원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했다.
유 구청장은 "민선 7기가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가꾼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구민과 함께 나누는 시기"라며 "다시 뛰고 또 뛰어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슬로건 설명은 짧게… 남은 것은 공모 과정에 대한 설명
이날 취임사에서는 구정 슬로건인 '다시 뛰는 마포!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유 구청장은 해당 문구에 대해 "선거운동 당시 자신의 명함에도 먼저 사용했던 표현"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그 이상의 부연은 이어지지 않았다.
선거 과정에서 같은 표현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던 만큼, 취임식에서는 "이제는 선거를 넘어 모두가 함께 마포의 미래를 만들자는 의미"와 같은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가 더해졌다면 논란을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하나의 의문은 슬로건 선정 과정이다. 인수위원회는 앞서 새로운 구정 슬로건을 공개 모집했지만, 최종 발표된 슬로건이 공모 결과를 반영한 것인지, 별도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취임식에서 구청장이 해당 문구를 선거운동 당시부터 사용해 왔다고 밝히면서 주민 참여를 내세운 슬로건 공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행정 브랜드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의 투명성도 중요하다. 공모를 실시했다면 선정 기준과 결정 과정을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것 역시 행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폭염 시대 공공행사… 안전도 행정의 역량
민선 9기의 출발을 알린 이번 취임식은 많은 주민들의 축하 속에 마무리됐다. 동시에 폭염이 일상이 된 시대에 공공행사의 운영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고령 참석자가 많은 행사 특성을 고려한 냉방 대책과 동선 관리, 군중 밀집 예방, 시인성이 높은 안내체계, 응급 대응 시스템 등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더욱 세심하게 준비해야 할 안전관리 요소다.
새로운 구정의 출발을 알린 이날 행사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장면은 화려한 연출보다 어머니와 은사를 향한 감사의 인사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다시 뛰는 마포'라는 구호를 넘어, 정책과 행정 과정에서도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과 소통, 그리고 투명성을 보여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