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최근 “조경석 석면 비산 차단 기술” 특허 등록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한 기술 홍보를 넘어, 최근 불거진 하천 조경석 석면 관리 논란에 대한 선제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일 조경석 표면에 코팅막을 형성해 석면 비산을 차단하는 ‘석면 비산 안정화제 제조 방법’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서울연구원이 공개한 「하천 내 조경석 석면 비산방지를 위한 관리 방안」 보고서와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조경석’이 아니라 자연발생 석면
논란의 핵심은 일부 하천 조경석에 포함된 ‘자연발생 석면(NOA)’이다.
이는 인위적으로 석면을 넣은 것이 아니라, 특정 자연 암석 자체에 석면 광물이 포함된 경우다. 시간이 지나 풍화·균열·마찰이 발생하면 미세 석면 섬유가 공기 중으로 날릴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서울연구원 보고서는 서울 시내 하천 조경석 상당수가 2012년 「석면안전관리법」 시행 이전 설치됐으며, 일부 구간에서 석면 함유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홍제천, 우이천, 정릉천, 전농천, 도림천 등이 주요 관리 대상으로 언급됐다.
특히 홍제천과 전농천은 산책로와 조경석 거리가 가깝고 이용객이 많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곳으로 분류됐다.
“관리 중”이지만…실제론 기준이 거의 없다
서울연구원 보고서가 문제 삼은 핵심은 “석면 존재 자체”보다 “관리 체계의 허술함”이다.
현재 서울시는 석면 비산 가능성이 있는 조경석에 코팅 형태의 비산방지제를 도포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도포 두께 기준, 재도포 주기, 성능 평가 기준, 장기 내구성 검증 등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기존 관리 방식이 “임시방편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즉 “코팅은 하고 있지만, 얼마나 유지되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의미다.
서울시가 갑자기 ‘특허’를 강조한 이유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발표한 특허 기술은 기존 코팅 방식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새 안정화제는 석면 입자와 결합력을 높이고, 균열 발생을 줄이며, 습기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기존 기술보다 낮은 온도에서 제조 가능해 비용을 줄였고, 건조 시간을 단축해 현장 시공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서울연구원 보고서가 지적한 코팅 열화, 습도 취약성, 장마·동결융해 문제 등을 의식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보고서는 서울의 기후 환경에서 비산방지제가 연간 약 4.7~6%씩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습도가 높을수록 코팅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거 대신 관리”로 방향 잡은 서울시
서울시가 이번 특허를 강조한 또 다른 이유는 현실적인 비용 문제다.
석면 함유 조경석을 전면 철거하려면 해체, 폐기물 처리, 교체 공사, 시민 통제 등 막대한 비용과 행정 부담이 발생한다.
반면 코팅 방식은 현장 시공 가능, 비용 상대적으로 저렴, 공원·하천 운영 유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서울시는 “전면 철거”보다 “장기 관리 체계 구축”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는 ‘전주기 관리’…한국은 아직 권고 수준
서울연구원은 해외 사례와 비교해 국내 관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고 평가했다.
미국·호주·EU는 반입 단계 검사, 정기 모니터링, 위험지역 차등관리, 성능 인증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상당수가 “권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핵심은 ‘공포’보다 ‘관리’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상 서울시 하천의 공기 중 석면 농도는 법적 기준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 공포 이슈가 아니라 “도시 환경 관리 체계” 문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연구원 역시 모든 조경석을 동일하게 관리하기보다 시민 접촉이 많은 구간을 우선 관리하고 장기 성능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국 이번 특허 발표는 단순 기술 홍보가 아니라 “서울시가 기존 임시 관리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신호”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