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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무를 찾아보세요”

2026-05-23 20:15 | 입력 : 마포저널

마포대로 소나무 문제에서 시작된 도시 가로수 시민참여 실험

토요일 오후, 마포대로 인근의 한 북카페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다.
서울환경연합이 주최한 ‘시티트리클럽(City Tree Club)’ 워크숍이 열리는 날이었다. 참석자들은 단순히 나무를 좋아하는 시민들만은 아니었다. 도시의 가로수 문제를 직접 제기하고 행동으로 이어온 이들도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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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우박사로부터 내나무를 찾는 방법과 나무 둘레 재는 법, 닉네임 저장하는 법, 수종 찾는 법 등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마포저널

마포대로 소나무 문제를 이야기하다

워크숍 시작 전에는 마포대로·삼개로 소나무 가로수 문제를 공론화해온 과정에 대한 짧은 소개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지역사회와 구의회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장정희 마포구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과 서울시 주민감사를 이끌었던 배동수 마포구가로수시민연대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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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수 마포구가로수시민연대 대표가 지금까지 마포대로 삼개로 소나무가로수 주민감사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마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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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수 마포구가로수시민연대 대표와 장정희 마포구의원이 시티트리클럽의 반다나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마포저널

이들은 단순한 시민활동가를 넘어 이번 지방자치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가로수 문제를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실제 정책과 행정의 영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답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 셈이다.

“다시 태어나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

참석자들의 관심사는 저마다 달랐다.

마포역 인근에서 직장을 다닌다는 한 참석자는 마포대로의 양버즘나무가 사라지고 소나무로 대체된 것에 큰 실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집을 구할 때 창밖으로 나무가 보이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사람도 있었고, “다시 태어나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 참석자도 있었다. 어린 시절 아파트 단지의 과도한 가지치기를 본 충격 때문에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환경교육 전문가도 참석했으며, 특히 20~30대 남성 참가자들의 비율이 높아 주최 측 역시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군가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고, 누군가는 도시 풍경과 산책 문화에 주목했다. 또 어떤 이는 “내가 사는 동네의 나무를 제대로 바라본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에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 나무를 지정하고 이름 붙이기

이날 워크숍에서는 ‘시티트리클럽’ 소개와 함께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웹 기반 플랫폼에 접속해 자신만의 ‘내 나무’를 지정하고 이름을 붙였다. 줄자로 둘레를 재고 수종을 확인한 뒤 닉네임을 지어주는 활동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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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트리클럽을 진행하고 있는 조해민 활동가로부터 시티트리클럽에 대한 설명과 오늘의 활동에 대해 설명듣고 있다. ⓒ마포저널

참가자들은 나무를 단순히 지나치는 도시 시설물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 존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기존 도시녹화 정책이 행정 중심이었다면,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의 감정과 경험을 중심에 두려는 시도에 가까웠다.

“나무를 보러 가는 길 자체가 좋았다”

한 참석자는 “관심 나무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며 “나무를 보러 가는 길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양버즘나무를 좋아한다는 또 다른 참가자는 자신이 배정받은 나무를 찾아갔더니 앙상한 소나무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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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무를 찾게 되면 나무의 수종, 닉네임 짓기 등등을 해볼 수 있다. ⓒ마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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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무를 찾고 둘레를 재보고 있다. ⓒ마포저널
참석자들은 마포대로 소나무 가로수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고, 앞으로 가로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입을 모았다.

도시의 가로수는 흔히 ‘관리 대상’으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이날 워크숍은 나무를 행정의 객체가 아니라 시민과 관계를 맺는 존재로 바라보려는 작은 실험처럼 보였다.

마포대로 소나무 논란이 단순한 민원을 넘어 시민 참여형 도시환경 논의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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