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삼개로에서 발생한 가로수 무단 벌목 사태와 관련해 환경단체가 시공사와 마포구청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서울환경연합은 27일 오전 11시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목 시공사 ㈜범양건영을 도시숲법 위반 및 공문서 위조·행사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서울환경연합과 마포가로수시민연대가 공동 주최했다. 단체는 “지난해 6월, 시민 의견을 무시한 채 삼개로 일대에서 수십 년 된 은행나무 가로수 54그루가 베어졌고, 이 과정에서 구청 승인 없이 시공사가 행정기관을 사칭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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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마포경찰서 앞에서 서울환경연합과 마포구가로수시민연대가 기자회견을 하고 고발장을 접수하였다 |
“구청 명의 현수막 내걸고 벌목…명백한 불법”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현장에는 ‘마포구청 공원녹지과’ 명의의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구청의 공식 승인이나 행정 절차 없이 시공사가 자체적으로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단체는 이를 두고 “행정기관 사칭에 해당하며, 도시숲법 제12조가 규정한 가로수 관리 절차를 전면 위반한 불법 벌목”이라고 지적했다.
조해민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구청의 승인도 없이 수십 년 된 가로수를 베어낸 행위는 그 자체로 법과 질서를 조롱한 것”이라며 “공공 자산을 민간 시공사가 마음대로 처분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마포구청, 인지하고도 수개월간 침묵”
환경단체의 비판은 마포구청으로도 향했다. 단체는 “구청은 시공사가 구청 명의를 도용해 가로수를 제거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즉각적인 고발이나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며 “수개월간 사실상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적극 행정을 말하면서 정작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침묵한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며 “이는 범죄를 묵인한 공조 행정인지, 아니면 행정 실패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소나무 식재 논란도 도마 위…“전시 행정·생태 훼손”
단체는 벌목 이후 진행된 소나무 대체 식재사업도 문제 삼았다. “일제 잔재 제거, 침수 예방” 등의 이유로 플라타너스를 제거하고 소나무를 심은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전시 행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오피스텔 준공 인허가를 앞둔 시점에 이해관계자의 소나무 기부가 받아들여진 점을 두고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서울환경연합은 “마포구의 가로수 정책이 생태적 판단이 아닌, 독단적 경관 통제와 취향 행정으로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단체 “엄정 수사·구청 사과 촉구”
환경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범양건영에 대한 엄정한 형사 처벌 ▲마포구청의 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 ▲반환경적인 소나무 식재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서울환경연합 측은 “더 이상 무고한 가로수가 행정과 기업의 편의로 희생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고발을 통해 공공 자산 관리의 원칙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범양건영은 코스피 상장 토목·시설물 건설업체다. 마포구청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