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쟁도, 기자회견도 따로…
    • 갈라진 마포 정치, 오세훈 시장에게 열린 ‘틈’
    • 마포 추가 소각장 논란을 둘러싼 갈등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신년인사회 발언으로 다시 불붙었지만, 그 배경에는 이미 누적된 지역 정치의 분절이 자리하고 있다. 주민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은 공동 대응을 요구해 왔지만, 현실의 마포 정치권은 투쟁의 현장부터 기자회견까지 각자 따로 움직여 왔다. 이 틈을 서울시가 파고들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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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상암동 소각장 앞에서는 국민의힘 마포 당협을 중심으로 한 반대 투쟁이 195일째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투쟁은 처음부터 초당적 공동 행동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시기별로 투쟁의 주체가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옮겨졌고, 정치적 연대보다는 ‘바통을 넘겨받는 방식’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지역사회에서 나온다. 소각장 문제를 둘러싼 반대 의지는 같았지만, 정당을 넘는 공동 전선은 끝내 형성되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제도권 정치의 대응에서도 반복됐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 7일 마포구 신년인사회에서 항소심을 앞둔 사안을 사실상 기정사실처럼 언급했을 때, 마포 정치권이 즉각 하나의 메시지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병존 기간이 짧고 마포는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은, 마포 전체가 단일한 입장을 갖고 있었다면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후 1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마포 시·구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오 시장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항소 철회와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어 20일에는 국민의힘 소속 시·구의원들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제의식은 유사했지만, 정치적 무대는 분리돼 있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같은 말이면 왜 같이 못하느냐”는 반응이 뒤따랐다.

      정치권의 이런 분절은 서울시의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세훈 시장은 ‘마포 전체의 반대’가 아닌, ‘정당별로 나뉜 반발’을 상대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그 결과 갈등은 서울시 대 마포가 아니라, 마포 내부의 정치적 온도 차와 대응 방식의 문제로 희석됐다. 책임은 분산됐고, 정책 추진의 공간은 오히려 넓어졌다.

      마포 소각장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정당의 이슈가 아니다. 이미 20년 넘게 같은 부담을 감내해 온 지역의 구조적 문제다. 그럼에도 투쟁의 주체가 바뀌고, 기자회견이 갈라지고, 메시지가 정당별로 반복되는 상황은 주민 요구와 어긋난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오세훈 시장의 발언 자체보다, 그 발언이 가능해진 정치적 조건이다. 마포 정치권이 여야를 넘어 하나의 전선을 만들지 못하는 한, 서울시는 계속해서 그 틈을 활용할 것이다. 주민들이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왜 함께 하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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