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하필 생리대인가”
    • 대통령 한마디에 갈라진 여성 커뮤니티, 복지 공감대는 가능한가
    • 대통령의 발언 하나가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를 둘로 갈라놓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저가 표준 생리대의 무상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자, 여성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 사이에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다.

      흥미로운 점은 논쟁의 중심이 ‘여성 복지의 필요성’ 자체가 아니라, 왜 지금, 왜 생리대인가라는 질문으로 이동했다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정책 찬반을 넘어 한국 사회가 복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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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필품인가, 포퓰리즘인가

      지지 측의 논리는 비교적 명확하다. 생리대는 선택재가 아니라 가임기 여성이라면 수십 년간 반복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필수 생필품이며,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40%가량 비싸다는 조사 결과도 존재한다. 실제로 생리대 구매 부담을 피해 성인용 기저귀나 다른 대체재를 선택했다는 사례까지 등장했다는 점은 시장의 왜곡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

      반면 반대 의견은 정책의 ‘상징성’과 ‘우선순위’를 문제 삼는다. 집값, 환율, 물가처럼 체감도가 높은 구조적 위기가 산적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사안이 맞느냐는 것이다. 일부는 이를 “보여주기식 복지”,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으로 해석하며 불신을 드러낸다. 특히 무상 공급 방식이 특정 기업이나 단체와의 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여성 정책인데, 왜 여성 내부에서 갈렸나

      이번 논쟁이 독특한 이유는 여성 정책임에도 여성 커뮤니티 내부의 온도 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젊은 세대와 저소득층 경험을 공유하는 목소리는 ‘수치심을 줄이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강조한 반면, 중·장년층 일부는 “나는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거나 “이미 바우처 제도가 있다”는 이유로 정책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여성이라는 집단이 결코 단일한 이해관계를 갖지 않으며, 복지 정책이 세대·계층·경험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이번 갈등은 젠더 갈등이라기보다 복지 인식의 간극에 가깝다.

      해법은 ‘확대’가 아니라 ‘공감대’

      이번 논란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복지는 어디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하며, 사회는 그 비용과 방식에 대해 얼마나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생리대 무상 공급이 정답인지 여부와 별개로, 정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대상 범위의 명확성 △재정 지속 가능성 △시장 구조 개선과의 병행이 전제돼야 한다. ‘모두에게 주느냐, 필요한 사람에게 주느냐’라는 이분법을 넘어, 왜 이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설명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성숙이 필요한 것은 정책이 아니라 사회일지도

      이번 논쟁은 복지가 커질수록 사회적 합의의 수준도 함께 성숙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문제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존엄의 문제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태도 말이다.

      대통령의 한마디가 던진 파장은 단순히 생리대 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복지를 ‘내가 받느냐, 남이 받느냐’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는지, 아니면 사회 전체의 안전망으로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있다. 이번 논쟁이 그 질문에 답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사회의 다음 반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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