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무심히 지나는 공덕역, 주말이면 발길이 모이는 망원시장, 밤마다 불이 꺼지지 않는 홍대 앞 거리. 지금의 마포를 일상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이 공간들은 익숙하지만, 그 자리에 어떤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는지까지 아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울역사편찬원(
https://history.seoul.go.kr/index.do)이 최근 발간한 《서울 동의 역사》 마포구 편(총 4권)은 바로 그 ‘우리 동네의 시간’을 주민 눈높이에서 풀어낸 기록이다. 마포구 14개 행정동을 중심으로 형성과 변화의 과정을 정리해, 개발과 재생, 일상과 기억이 교차해 온 마포의 얼굴을 한 권 한 권에 담았다 .
이번 마포구 편은 ‘큰 역사’보다 ‘생활의 역사’에 방점을 찍는다.
제1권은 마포나루를 품은 도화동·용강동을 통해 한강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였던 마포의 출발점을 짚는다. 지금은 고층 빌딩과 업무시설이 들어선 공간이지만, 과거에는 배와 사람이 오가던 삶의 현장이었음을 상기시킨다.
제2권에서는 공덕·아현·염리·대흥동이 다뤄진다. 고개 동네와 주거 밀집지에서 재개발과 뉴타운을 거쳐 아파트 단지와 업무지구로 변모한 과정은, 개발의 성과와 함께 사라진 풍경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떠올리게 한다. 마포 주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체감했을 변화다.
홍대 앞과 서강 일대가 포함된 제3권은 마포의 현재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강나루의 역사, 와우아파트의 기억, 당인리 발전소의 변신 과정은 문화와 개발이 충돌하고 공존해 온 마포의 단면을 드러낸다. ‘젊음의 거리’라는 이름 뒤에 숨은 시간의 무게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제4권은 망원·성산·연남·상암동을 통해 마포 서부 지역의 변화를 조명한다. 성미산 마을공동체, 망원동의 주거 문화, 그리고 난지도 매립지에서 월드컵공원과 DMC로 이어진 상암동의 변화는 마포가 겪은 도시 재생의 실험이자 현재진행형 과제다 .
이 도서는 단순한 ‘행정 기록물’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이 살아온 공간을 다시 읽게 만들고, 앞으로의 마포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자료다. 개발과 보존, 성장과 공동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역시, 이런 기록 위에서 가능해진다.
《서울 동의 역사》 마포구 편은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전자책으로 무료 열람할 수 있고, 공공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나쳤던 우리 동네의 과거를 잠시 들춰보는 것만으로도, 마포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달라질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