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만남을 직접 주선한 사실을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인정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권 의원은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2022년 3월 22일 윤영호 전 본부장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데려가 당시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나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권 의원은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방문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당선 축하 인사를 받고 금품이 든 쇼핑백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이었다. 권 의원은 이 자리에 동석한 사실도 인정했다. 특검팀은 이 자리에서 윤 전 본부장이 아프리카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을 청탁했고, 윤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논의해 추진하자”는 취지로 화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불법 정치자금의 최종 흐름이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이어졌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로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전달한 1억 원 중 절반은 비단으로 포장된 현금다발이었고, 임금을 뜻하는 ‘왕(王)’ 자가 수놓아져 있었다고 특검팀은 파악했다.
현금의 특성상 자금 추적은 쉽지 않지만, 특검은 윤 전 대통령으로의 전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권 의원의 추가 금품 수수 혐의도 당연히 조사 대상”이라며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인 한학자 총재를 구속한 만큼 수사의 칼끝은 더 높이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