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검사 출신 정치인 김상민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핵심 피조사자로 지목하며, 공천 개입 정황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데 이어, 조만간 소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공천 신청부터 탈락까지…'김 여사 측근' 논란 중심에 선 검사
김상민 전 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으로 2024년 4·10 총선에서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며, 검사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위배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김 전 검사의 공천 시도는 김건희 여사와의 각별한 인연, 그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직·간접적 영향력 행사가 배경에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는, 김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를 당선되게 도와주면 선거 이후 장관이나 공기업 자리를 주겠다”는 취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압박했다고 주장해 파장을 키웠다. 결국 김 전 의원은 민주당 현역의원이 있는 김해갑 지역으로 출마지를 옮겼고, 김상민 전 검사와 함께 공천에서 모두 탈락했다.
“조국 수사 공로자”…김 여사의 노골적 ‘챙기기’
명태균 씨가 공개한 2023년 2월 텔레그램 통화 복기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김 전 검사에 대해 "조국 수사 당시 정말 고생 많았다"며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달라”고 직접 요청한 것으로 돼 있다. 이 통화 내용은 김 전 검사가 단순한 검사 출신 정치인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의 사적 관계에 기반한 ‘비선 측근’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김 전 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3부 소속 검사로 근무했고,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에 일부 참여한 인물이다. 또한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수십 차례 방문하며 윤석열 부부와 식사를 함께 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공천 개입' 실체 규명될까…특검 소환 초읽기
김 전 검사와 관련된 공천 개입 의혹은 김건희 여사의 사적 영향력이 정치권 공천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사안으로 평가된다. 특검팀은 김 전 의원, 명태균 씨, 윤상현 의원 측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전 검사의 구체적인 역할과 관련 진술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선 김 전 검사의 입이 열릴 경우 김 여사의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제3자 뇌물 약속 등 법적 책임을 직접 겨눌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현직 변호사는 “김 전 검사는 단순한 주변인이 아니라 공천 개입의 정점에 있다는 정황이 여러 갈래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진술 하나가 특검 수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명태균 관계도 흔들…'균열의 시발점' 지목
주목할 점은, 김 전 검사의 공천 시도가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사이의 관계를 틀어지게 만든 결정적 계기라는 점이다. 명 씨는 김 전 검사의 지역 기반 부족과 선거 역량을 문제 삼으며 "총선에서 진다"는 반대 의견을 냈고, 이 과정에서 김 여사의 신뢰를 잃었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 이로 인해 김 여사와 명 씨 간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고, 이후 명 씨는 관련 의혹을 폭로하며 '내부고발자'로 전환됐다.
‘조국 수사 공신’에서 특검 핵심 피조사자로
김상민 전 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인 ‘조국 수사 라인’으로 불렸던 인물에서, 이제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피조사자로 떠올랐다. 특검 수사가 향후 그에게 어떤 형사적 책임을 물을지, 나아가 김 여사에 대한 소환 가능성과 기소 여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