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 및 구명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7일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명 로비와는 무관한 위로 차원의 통화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사적 인연은 없다”며 구명 시도 의혹 전반에 선을 그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채상병 사건의 기록검증’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2023년 말 신 장관과 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신 장관이 먼저 전화한 것이고 내용도 덕담과 위로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반기 장성 인사 이후 전화가 왔으며, 당시 나는 경찰 수사 중이었고 별다른 보직도 없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특검이 2023년 11월, 신원식 당시 장관과 임 전 사단장의 통화 사실을 파악했다고 보도하며, 이를 또 다른 구명 로비 가능성으로 조명했다. 채 상병 사망 넉 달 뒤인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이미 경북경찰청에서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특검에서 신원식 장관과 통화했는지 묻지 않았고,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이 숨기거나 회피할 것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특검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 여부에 대한 질문도 받았으나, “2022년 힌남노 태풍 당시 포항 방문 시 1분 30초 브리핑한 것이 전부”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의 해명은 사실상 정치권 인사와의 접촉은 있었지만 청탁은 없었다는 논리로 요약된다. 하지만 특검이 해당 통화의 시점(신원식 장관 취임 직후), 맥락(군 요직 인사 무산 직후), 상대방(정권 실세) 등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명만으로는 의혹이 가시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신원식 장관이 임 전 사단장을 위로하며 연락한 정황, 그리고 당시 정부가 임 전 사단장을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에 임명하려다 여론을 의식해 철회했다는 관측은, 통화가 단순한 ‘덕담’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핵심 변수 첫번째는 특검은 신원식-임성근 통화 외에도 이종섭 전 장관 등 윗선으로부터의 지시 정황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역시 최근 소환조사에서 일부 진술을 번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변수 두번짜는 윤 대통령 보고라인에 대한 수사 여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주장한 ‘VIP 격노’ 발언의 실체가 규명된다면, 수사 방향은 대통령실로 향할 수도 있다.
핵심 변수 세번째는 구명 로비 실체. 김건희 여사 측근 이종호 씨 관련 자료, 통화 기록, 연관 인물들의 추가 진술이 열쇠가 될 전망이다.
임 전 사단장은 글 말미에 “정상적인 상하 간 소통도 의심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언론 보도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가 공개 해명을 내놓을 정도로 여론전과 수사전이 동시에 가열되는 정국임을 방증한다. 특검 수사가 어느 선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향후 이종섭 전 장관, 신원식 장관 소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