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특검, 출범 당일 원희룡 전 장관 출국금지…삼부토건·양평고속도로 의혹 ‘정조준’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이 수사 개시 첫날인 지난 7월 2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한 사실이 3일 확인됐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 두 가지 사안 모두에서 원 전 장관의 개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크라 재건" 외쳤던 장관…삼부토건 주가 5배 폭등 배경에 ‘정치 연계’ 의심

      문제의 출발점은 2023년 삼부토건의 주가 급등이다. 당시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테마주로 주가가 두 달 만에 1,000원대에서 5,500원대로 폭등했지만, 실제 해당 기업은 해외사업 실적이 거의 전무하고 해외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던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 영부인과의 면담에 나선 지 이틀 뒤인 5월 16일, 그리고 원 전 장관이 삼부토건 인사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한 5월 22일 이후, 삼부토건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이 포럼은 원 전 장관의 해외 일정에 맞춰 계획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원 전 장관은 포럼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국토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보했으며, 이는 주가 상승을 부추긴 또 하나의 신호로 해석됐다. 이같은 일련의 발언과 행보가 자본시장에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일정 세력의 시세차익을 유도했는지 여부가, 특검 수사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김건희 일가 보유지 인접…‘직권남용’ 혐의도 거론

      또 다른 의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이다. 2023년 5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변경을 통해 고속도로 종점을 김 여사 일가가 다수 필지를 보유한 강상면으로 변경한 것이 발단이다. 김건희 일가는 해당 지역에 29필지, 총 2만2천㎡의 토지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원 전 장관은 의혹을 일축하며 직접 유튜브 채널 ‘일타강사’ 콘셉트로 반박에 나섰지만, 국회 국토위 질의에서는 “장관이 직접 시뮬레이션을 검토한 것은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해 비판을 받았다. 이후 돌연 사업 중단을 선언한 배경에 대해 “민주당의 정치공세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원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특검팀, 출국금지로 초기 수사 압박…“중심 사건 중 하나 될 것”

      이번 출국금지 조치는 원 전 장관이 향후 수사 과정에서 핵심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법에 명시된 16개 수사 대상 중 삼부토건 주가조작 및 공직자 연루 의혹은 1~3호 핵심 사건으로 분류돼 있다.

      특검 관계자는 “현재 확보 중인 관련 자료와 진술, 금융거래 내역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초기 수사단계에서의 출국금지 조치는 사안의 중대성과 관련 인물의 수사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중기 특검은 “기울거나 넘치지 않는 수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들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며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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