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발생한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가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불거진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에 이어 대형 인명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서울시의 공공 인프라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선거판을 흔드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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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소문 사건현장. 5월 26일 오후 2시 33분경 발생했다.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
특히 사고 직후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의 대응과 발언까지 논란이 되면서, 이번 선거가 단순한 개발 경쟁이 아니라 “누가 시민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가”를 묻는 선거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점검 중 붕괴…“관리 시스템 자체 문제”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2시 33분경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고가 철거 현장에서 발생했다. 경의선 철도 상부를 지나는 과선 구간에서 슬라브 구조물과 공중비계 일부가 무너지며 현장 관계자들이 매몰됐다.
이번 사고로 감리단장·현장소장·외부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서울시 공무원 2명과 서대문구청 공무원 1명 등 총 3명이 다쳤다.
더 큰 충격은 사고가 안전점검 도중 발생했다는 점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이날 새벽 슬라브 절단 작업 이후 단차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됐고, 오후 2시부터 서울시·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한 합동 안전진단이 진행됐다. 그러나 점검 과정에서 결국 구조물이 붕괴됐다.
결국 “위험 신호를 이미 인지한 상황에서 왜 현장 통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번 사고는 단순 현장 사고라기보다 서울시 대형 공공공사의 안전관리 체계 자체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역 철근 누락과 연결된 시민 불안
이번 사고가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최근 GTX-A 삼성역 공사 과정에서 제기된 ‘기둥 주철근 누락’ 논란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역 논란 당시 서울시는 국가철도공단에 이미 보고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도심 대형 공사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는 것인가”라는 불안이 커졌다.
당시에는 구조적 문제가 실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서소문 사고는 결국 그 우려가 현실화된 사례처럼 비쳐지고 있다.
특히 시민들 사이에서는 “또 구조 안전 문제인가”, “속도와 성과 중심 개발이 안전보다 우선된 것 아닌가”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시공사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 관리감독 체계, 안전 점검 시스템 전반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세훈 책임론 부담 커져
정치적으로 가장 큰 타격은 현직 시장인 오세훈에게 향하고 있다.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 당시만 해도 “시장까지 직접 보고된 사안은 아니었다”는 식의 방어 논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3명 사망이라는 중대 인명피해, 선거 직전 발생이라는 요소가 겹치며 단순 실무선 문제로 선 긋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세월호 이후 한국 정치에서 안전 문제는 단순 행정 실수가 아니라 “통치 역량”과 “관리 능력” 문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기존 서울시장 선거가 개발 의제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안전관리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포구청장 후보 박강수 발언 논란까지…“공감 능력 시험대”
같은 날 박강수 후보의 발언 논란까지 불거지며 여권에는 추가 악재가 겹쳤다.
박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마포는 4년 동안 큰 안전사고가 없었다는 걸 자랑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당시 서소문 사고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던 상황과 맞물리며 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 실언보다 “공감 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대형 붕괴 사고 직후 치적성 발언처럼 비쳐지면서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결국 어제 하루는 단순히 사고만 발생한 날이 아니라, 후보들의 위기 대응 능력과 언어 감각까지 동시에 검증된 하루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의 성과는 정치가 가져가고, 위험은 시민이 감당”
이번 서소문 사고는 서울시가 추진해온 대형 도시개발 사업의 이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시 인프라 사업의 성과는 정치적 업적으로 연결되지만, 구조적 위험과 부실 관리의 부담은 현장 노동자·공무원·시민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개발 경쟁이 아니라, “누가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과 서소문 붕괴 사고는 그 질문을 서울 시민들에게 훨씬 더 무겁게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