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됐다. 특검 수사 41일 만의 구속이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감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등 세 갈래 혐의에 더해, 심문 현장에서 불거진 ‘반클리프 앤 아펠’ 고가 목걸이 수수 의혹이 영장 발부에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판사의 유일한 질문, 목걸이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말미, 김 여사에게 단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받은 적이 없나.”
김 여사는 고개를 숙인 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후 진술에서도 “결혼 전 문제들까지 거론돼 속상하다”며 짧게 호소했다.
■ 특검, ‘자수서 카드’ 전격 공개
이날 법정에서 특검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작성한 자수서를 전격 공개했다. 2022년 6000만 원 상당의 진품 목걸이를 김 여사 측에 전달했다는 자백이다. 특검은 압수수색에서 발견한 모조품이 ‘증거 인멸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은 “2010년 홍콩에서 구입한 모조품”이라며 전면 부인했지만, 법정에 진품이 현출되면서 신빙성 논란이 커졌다.
■ 시계 의혹까지…변호인단 “별건 수사” 반발
특검은 또 5000만 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수수 의혹을 꺼냈다. 사업가 서모씨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시계를 건넸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영장 청구서에 없는 내용”이라며 반발했으나, 재판부는 진품 목걸이와 모조품을 모두 확인했다.
■ 정치적 파장: ‘퍼스트레이디 리스크’의 정점
김 여사의 구속은 단순한 사법 절차를 넘어,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과 보수 진영의 재편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이미 내란 혐의로 재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수감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 동반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이 남았다.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기엔 혐의가 뇌물·증거인멸 등 도덕성 문제와 직결돼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에는 ‘윤심’ 리스크가, 민주당에는 ‘정권 심판론’ 강화라는 정치적 변수가 현실화되고 있다.
■ 남은 수사 향방
특검은 김 여사 신병 확보를 계기로 주가조작, 정치자금,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을 한꺼번에 파고들 계획이다. 특히 목걸이와 시계 의혹이 구속영장 발부 사유인 ‘증거 인멸 우려’를 뒷받침한 만큼, 향후 뇌물·증거인멸죄 추가 적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