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내란 동조자 vs 피해자' 구분…윤석열 전 대통령의 권력 남용 전모 드러나나
    • 12·3 비상계엄 시도와 관련해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핵심 국무위원 11명을 ‘내란 동조자’와 ‘직권남용 피해자’로 이분화하여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고 국무회의를 형해화하는 방식으로 계엄을 강행했으며, 일부 인사들이 이에 협력했거나 최소한 방조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덕수·이상민·박성재…‘동조자 그룹’에 포섭

      수사의 가장 큰 분기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에 직접 들어가 윤 전 대통령과 소통했으며, 회의 절차의 정당성을 문제 삼기보다는 “다른 국무위원들도 불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형식적 조언’에 그쳤다고 본다.

      여기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도 같은 그룹으로 분류됐다. 세 사람은 계엄 계획의 내용과 타이밍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제지하거나 이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란 실행에 실질적으로 협력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검은 이들이 윤 전 대통령의 구상에 동조 또는 방조한 것으로 보고, 내란 예비·음모 또는 직무유기 등 혐의를 검토 중이다.

      회의 자체도 없었다…‘피해자 그룹’은 절차적 피해자

      반면, 오영주 중기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 등은 사전 연락 없이 급히 회의에 불려와 정당한 심의권 없이 계엄 선포를 통보받은 인사들이다. 이들은 회의라기보다 ‘통보식 절차’에 강제 소집되었으며, 헌법상 권한인 계엄 심의권을 박탈당한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회의는 단 5분 만에 종료됐고, 국무위원들은 발언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윤 전 대통령의 일방적 선언을 들어야 했다.

      이들은 특검 조사에서 "계엄 계획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고, 회의라 할 수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족수 맞추기 위한 동원’ 정황까지…의도적 절차 왜곡 의심

      특검은 특히 한덕수 전 총리의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에게 “다른 국무위원도 불러야 하지 않겠냐”고 언급했고, 직후 대통령실 부속실이 국무위원들에게 일제히 연락을 돌린 정황이 포착됐다.

      이 과정이 “국무회의 정족수 요건을 사후적으로 맞추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면, 이는 국무회의 제도의 본질을 훼손한 위헌적 행위로, 윤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및 헌정질서 파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특검, ‘두 갈래 수사’ 전략 본격화…윤석열 수사도 임박

      조은석 특검은 수사를 두 갈래로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윤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주도한 내란 예비 및 실행 시도에 대한 수사다.

      둘째는 내란 시도에 동조한 인물들과, 반대로 피해를 입은 국무위원들 사이의 책임과 정황 구분이다.

      30일 소환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 이어, 향후 핵심 국무위원들과 참모진에 대한 소환 조사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도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2·3 계엄’은 실행 실패한 쿠데타 시도였나

      12·3 비상계엄 계획은 결과적으로 실행되지 않았지만, 특검이 그 계획성·고의성·위헌성을 입증할 경우, 이는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기록될 수 있다. 한덕수·이상민·박성재 등 일부 국무위원들의 사후적 동조, 그리고 형식적 문서 조작까지 더해진다면, 사건의 중대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Copyrights ⓒ 마포저널 & www.mapojournal.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확대 l 축소 l 기사목록 l 프린트 l 스크랩하기
마포저널로고

마포저널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마포저널 MapoJournal. All rights reserved.
발행·편집인 서정은 | 상호 마포저널 | 등록번호 서울아56266 ㅣ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12길 28, 313호
기사제보/취재문의 010-2068-9114 (문자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