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공 보수의 탈을 쓴 역사 수정주의… 뉴라이트의 탄생과 그 뿌리”
    •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의 보수진영 내부에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뉴라이트(New Right)’라 불리는 이들은 기존 보수 진영이 안고 있던 반공주의 중심의 이념 노선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진보 일색’이라 비판한 1987년 민주화 이후의 역사 해석과 시민사회 주도의 담론 구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등장했다.

      “탈반공, 신자유주의, 그리고 대항 역사관”

      뉴라이트는 기존의 ‘수구 반공 우익’과 자신들을 구분지으며, 경제적으론 신자유주의를, 역사적으로는 ‘보수적 현실주의’를 표방했다. 이들은 한국 현대사에서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한미동맹의 공고화, 시장경제의 발전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20세기 후반 한국의 성공을 ‘체제 선택의 결과’로 강조했다.

      이러한 사상은 2004년 창립된 자유주의연대, 2006년 뉴라이트전국연합을 통해 조직화되었다. 주도 인물은 김진홍 목사, 제성호 교수(중앙대), 김정훈 전 의원, 그리고 역사교육에서 핵심 역할을 한 김용삼, 이영훈 교수(서울대 경제학부) 등이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과 역사 논쟁”

      뉴라이트는 특히 식민지 근대화론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서 일제강점기를 일정 부분 ‘근대화의 기회’로 재해석했다. 대표적 논문은 2005년 출간된 이영훈 교수의 『대한민국 역사 교과서』이며, 2008년 이후에는 대안 교과서 제작 운동을 통해 교과서 시장에도 직접 개입했다. 이들은 “1948년 건국”론, “북한 체제의 본질은 전체주의 독재” 등 보수적 입장을 중심으로 기존 서술을 ‘좌편향’이라 규정하고 교정하려 했다.

      이러한 주장들은 역사학계로부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제국주의를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수의 연구자들은 뉴라이트가 식민지배의 폭력성, 민족해방운동의 가치, 피해자 중심의 시각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고 지적했다.

      “정권과의 접점, 그리고 교육계 진출”

      이명박 정부(2008~2013) 시절, 뉴라이트는 국정 역사 교과서 추진과 교육과정 개편 등에서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그 영향은 지속되었으며,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국정교과서 정책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학계의 거센 반발, 국정교과서의 사실상 폐기, 촛불혁명 이후 등장한 문재인 정부의 역사교육 정상화 방침 등으로 한동안 입지가 줄었다.

      “윤석열 정부와 재부상… 다시 극우화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대통령 인수위와 정부 자문기구, 시민단체 등에서 다시금 활동을 강화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일부 유튜브 채널과 단체는 뉴라이트 계보를 잇는 주장(예: 1948년 건국절 제정, 반일청산의 종식, 좌편향 교과서 비판)을 내세우며 극우적 요소와 결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리박스쿨’과 같은 단체는 뉴라이트의 역사관을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적용하며 시민사회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사 해석은 다양한 시각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나, 뉴라이트의 서술은 정치적 목적에 종속된 이념형 역사 서술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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